지난해 국내 기업이 근로자 1명의 고용 유지하는 데 쓴 노동 비용이 전년보다 1.3% 늘어난 월 평균 540만 원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 여파로 상여금ㆍ성과금은 10.6%나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16일 발표한 '2020년도 기업체 노동 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10명 이상을 둔 회사법인 기업체 3500여 곳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 비용은 전년보다 6만7000원(1.3%) 늘어난 540만8000원이었다.
노동 비용은 기업이 상용직 노동자를 고용함으로써 부담하는 제반 비용으로, 정액·초과급여, 상여금 등 임금을 포함하는 '직접고용비용'과 퇴직급여, 4대 보험, 주거·건강보건·식사비, 채용·교육훈련비 등 '간접고용비용'으로 나뉜다.
지난해 노동 비용이 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5%) 이후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 경영 실적 악화로 임금이 감소하고 교육훈련 비용 등이 줄어든 탓이다.
직접 노동 비용은 1인당 월평균 428만400원으로 전년보다 0.8% 늘었지만 이중 상여금과 성과급은 65만4000원으로 10.6% 줄었다. 기업들이 상여금과 성과급을 줄여 인건비를 낮춘 것이다. 간접비용인 교육훈련 비용(1만6000원)도 27.9% 줄었고, 채용 관련 비용(5000원)도 3.6% 감소했다. 반면 퇴직급여 등에 지출된 비용(47만2000원)은 3.4%, 4대 보험료 등 법정 노동 비용(39만8000원)은 4.2% 늘었다. 이는 임금과 보험료율 상승 등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업종별 노동 비용 증감 양극화가 뚜렷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4.7%),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2.7%), 운수·창고업(-2.6%) 등은 노동 비용이 감소했다. 반면 실적 호조를 보인 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보험업(7.1%)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중소기업 간 노동 비용 격차는 축소됐다. 지난해 300인 미만 기업의 노동 비용은 300인 이상 기업 대비 70.3%로 처음으로 70%대를 진입했다. 전년(68.2%)보다 2.1%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300인 미만의 직접 노동 비용이 371만7000원으로 300인 이상 499만4000원 대비 74.4%를 기록했다. 다만 간접 노동 비용의 경우 300인 미만은 83만9000원, 300인 이상이 148만3000원으로 절반 이상(56.6%) 수준에 그쳤다. 여전히 대·중소기업 간 간접 노동 비용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