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지난해 '매출 10조원 클럽' 대기업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8 회계연도에 매출 10조원을 넘은 17개 기업의 경영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총 404조9432억원을 기록해 전년도의 318조4516억원에 비해 27.2%나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총 16조6388억원에 그쳐 전년 같은기간의 24조5599억원에 비해 32.3%나 하락했다.
특히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이 2007년의 7.7%에서 지난해 4.1%로 3.6%p 하락했다.
매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72조95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5%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5.6%나 하락한 5조5259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에 1000원어치의 상품을 팔아 118원을 벌었으나, 지난해에는 76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해 32조189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6%나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조44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9% 줄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매출 31조522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음에도 유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당기순이익은 2007년 1조5568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2조9525억원의 적자를 기록, 조사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적자전환했다.
LG전자가 매출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27조6385억원이었으나 당기순이익은 60.5%나 줄어든 4828억원이었고, SK네트웍스가 매출은 23.8% 늘어난 21조8910억원임에도 당기순이익은 무려 82.3%나 감소한 1047억원에 불과했다.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KT의 실적부진도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은 매출이 전년 대비 3.4% 늘어났으나 당기순이익은 22.2% 감소했고, KT의 경우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1.3%와 54.2%가 각각 하락했다.
반면 철강,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경기침체로 실적이 하락한 타업종 대기업들과 대조를 이뤘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0조6424억원과 4조446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38%와 20.9% 각각 증가했고, 현대제철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2.3%와 58.2%가 각각 늘어났다.
또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9조9571억원로 전년대비 26.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조2433억원으로 전년대비 29.2%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5.2%와 35.2%가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에 이어 매출 2위에 오른 SK에너지는 지난해 7월 ㈜SK와 기업분할을 한데 이어 인천정유를 합병하면서 매출이 45조7459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당기순이익도 907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