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예능도전 윤석열,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21-09-19 20:36 수정 2021-09-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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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요리한 음식 대접…"형이라 불러" 친근감
"대통령 되면, 혼밥 않고, 숨지 않겠다"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미안해"
네티즌 "인간적이고 진솔해" 긍정 평가

▲SBS 집사부일체 화면 캡쳐
▲SBS 집사부일체 화면 캡쳐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첫 TV 예능 출연에 도전했다. 예능 출연은 대선주자들이 대중과 가까워지는 관문 중 하나인 만큼, 윤 전 총장 역시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그동안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로 숱하게 여론의 뭇매를 맞은 만큼 이번 방송에서도 자칫 잘못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인간적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날 오후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윤 전 총장은 프로그램 멤버인 이승기, 양세형, 김동현, 유수빈을 본인의 집으로 초대했다.

윤 전 총장은 자택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요리가 취미"라며 멤버들에게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했다. 그는 또 배우의 성대모사는 물론 "형이라고 불러", "나는 지금 백수야" 등의 농담을 던지며 멤버들을 편하게 대했다.

본격적으로 '집사부일체 청문회'가 시작되자, 민감한 질문이 쏟아졌다. 우선 ‘집사부’ 멤버들은 윤 전 총장에게 “족발을 보면 이재명이 떠오른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사법시험 28회를 이재명 지사와 함께 봤지만 그 분은 합격했고 나는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동국대학교에서 2차시험을 봤는데, 마지막 시험 20분을 남겨두고 친구들과 빨리 족발집에서 소주 한 잔 하고 싶어 나왔다"면서 "결국 시험에 떨어졌다. 다른 과목은 40점 이상으로 다 통과했는데 20분 남기고 나온 형사소송법이 39.66점으로 과락이었다. 남은 20분간 더 했으면 붙을 수 있었는데, 내가 미쳤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때 붙었으면 이재명 후보와 동기가 될 수 있었다. 그 후 5년을 더 했다. 총 8번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대선 주자로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선 "별 재주는 없어도 어떤 어려움이나 위기가 있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거나 물러서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검사생활 옷 벗고 나올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새로운 일에 있어선 어떤 일이든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 그런 마음을 갖고 하면 자기 확신이 안생길 수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서 뺏고 싶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이낙연 후보의 꼼꼼함, 이재명 후보의 ‘깡’을 뺏고 싶다”고 답했다.

▲SBS 집사부일체 화면 캡쳐
▲SBS 집사부일체 화면 캡쳐

검찰총장직 사퇴 원인이 됐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 있겠나”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곧바로 거짓말 탐지기에서 '거짓'으로 드러나 윤 전 총장은 "기계가 아주 좋네"라며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이른바 ‘도리도리’ ‘쩍벌’ 등의 논란에 대해선 "니가봐도 심하더라. 안하려고 애쓴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절대 하지 않을 2가지도 꼽았다. 우선 “점심·저녁을 절대 혼밥하지 않겠다"라며 "사람이 밥을 같이 나눈다는 건 소통의 기본이다. 야당인사, 언론인, 격려가 필요한 국민 등 그분들과 늘 점심·저녁을 하겠다. 필요시 2끼도 먹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 앞에 절대 숨지 않겠다”며 “어떤 일이 있을 때마다 나와서 잘했든 잘못했든 국민 앞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이 대통령이 된 뒤 ‘대한민국 미래뉴스’를 상상해달라는 질문엔 “코로나19가 종식이 되고 대학가 앞 호프집 같은 데서 촘촘히 앉은 학생들이 마스크 없이 생맥주를 마음껏 먹으라고 골든벨 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로서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여러분들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이번 방송이 인생의 큰 공부가 된 것 같다"며 "촬영을 하기 전과 후에 윤석열은 또 바뀌었을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2009년 대구지검에 있을 때 5월23일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 후배들과 노래방 가면 부른다”며 가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곡을 불렀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푸근한 모습이 보기 좋다", "인간적인 모습이 멋지다", "진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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