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오르면 8년만…국제유가 상승 등 전반적 상황은 인상 가능성

입력 2021-09-22 13:30 수정 2021-09-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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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인플레이션 등 인상불발도 배제 못해

▲서울 중구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한 행인이 바라 보고 있는 모습. (이투데이)
▲서울 중구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한 행인이 바라 보고 있는 모습. (이투데이)

4분기 전기료가 오를지 관심이다. 국제유가 상승, 탄소중립 등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크다. 인상 시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국민 생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인상 불발을 배제할 수 없다.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전력은 23일 4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한다. 현 상황을 볼 때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우선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전기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직전 3개월과 직전 연도 평균 국제유가의 큰 차이가 발생했다. 직전 3개월인 6~8월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70달러로 직전 1년간 평균 국제유가 약 53달러보다 크게 올랐다. 호주 뉴캐슬 전력용 연료탄은 지난해 9월 18일 53.66 달러를 찍은 뒤 약 1년 뒤인 이달 17일 182.6달러로 급상승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전기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도입한 원가연계형 요금제 취지를 볼 때 전기요금은 2~3분기 상승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 생활안정, 물가상승, 전기료 미조정액(여유분) 등을 이유로 전기료를 묶어 놨다.

이로 인해 한전의 재무구조는 악화하고 있다. 2분기 연료비 등의 증가분이 전기료에 반영되지 않아 7000억 원 넘는 영업손실이 났다. 한전의 누적부채도 지난해 132조 4753억 원에서 올해 142조 1354억 원으로 1년 새 9조 원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요금 책정 시 발생한 미조정액(여유분)도 2~3분기 다 소진했단 점도 상승 압박 요인이다. 2~3분기엔 여유분이 있어 요금을 묶어뒀단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이제 명분이 없고, 자칫 정부가 도입한 제도를 정부가 부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단 점도 부담이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단 의견도 있다. 실제로 한전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비용과 탄소배출권거래제(ETS) 비용을 포함한 기후·환경비용 지출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이 비용은 2016년 1조5159억 원, 2017년 1조9713억 원, 2018년 2조1529억 원, 2019년 2조6028억 원, 2020년 2조5071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 상반기에만 1조7553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에너지 분야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전기사용량을 낮춰야 하는데 그 효과적인 방법으로 요금 인상을 꼽기도 한다. 전기요금을 한 번에 크게 올렸을 때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미리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단 지적도 있다. 분기당 최대 변동 폭은 ㎾h 당 ±3원으로 4분기에 3원 인상된다면, 월평균 350㎾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의 전기료는 월 1050원이 오른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생활 부담과 물가 상승은 전기료 인상을 억누르는 요인이다. 추석 연휴 기간 요일별 코로나 확진자 최대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등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물가 상승률도 예사롭지 않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여론을 의식해 전기료 인상을 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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