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분수령이 될 호남 경선이 시작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확산과 비하성 발언 논란이 촉발 등 악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5연승을 저지할 막판 변수로 발동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이 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이 21일∼22일 시작된 민주당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투표 결과는 오는 25일, 전북 결과는 26일 공개된다. 이 지사의 성남 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등 야권은 국정감사나 특별검사를 요구하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 지사는 정치 문제로 비화하지 말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나아가, ‘개발이익국민환수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며 개발 사업 정당성을 강조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의 총공세에 못지않게 이 지사는 공약으로까지 연결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정면 돌파 태세를 갖춘 이 지사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하루 2건 이상씩 대장동 관련 의혹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앞으로 법으로 아예 개발이익 불로소득 공공환수를 의무화하고, 이를 전담할 국가기관 만들어 전담시키고, 부동산 투기 아예 원천적으로 막아 개발이익은 전부 국민께 돌려드리는 ‘개발이익국민환수제’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토지개발 부동산 투기를 원천봉쇄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호남 비하 발언 논란까지 번졌다.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을 향해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이를 두고 이낙연 전 대표 캠프 대변인 이병훈 의원은 “수박이란 표현은 홍어에 이어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쓰는 용어로 5·18 희생자를 상징하는 표현”이라며 “호남인의 자존심이자 5·18 희생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수박은 안이 빨갛다는 뜻을 지닌 전형적인 색깔론의 용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겉과 속이 다르다고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인데, 그렇게까지 공격할 필요가 있냐”며 “제가 ‘수박’이라고 얘기했던 것은 개혁세력이라고 하면서 민영개발 압력을 넣은 사람들이다. 그게 무슨 호남과 관계가 있나”라고 밝혔다.
선거인단이 약 20만 명에 달하는 호남 지역 경선(25·26일)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 경선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여 이 전 대표는 막판 뒤집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남·광주 선거인단이 약 12만8000명, 전북이 약 7만6000명에 달해 지역순회 경선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경선 초반 내내 선두인 이 지사와 2위 주자 이 전 대표의 표차는 약 11만 표에 불과하다. 이 전 대표가 호남 출신인 정세균 전 총리의 표까지 일부 흡수해 이 지사 누적 득표율(53.7%)을 과반 아래로 끌어내린다면 결선 투표로 갈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정세균계 안호영 의원(재선, 완주·진안·무주·장수)은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