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미 유해 상호인수식' 주관...현직 대통령 최초

입력 2021-09-23 10:20 수정 2021-09-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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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무한책임"...문재인 대통령, 신원확인 유해 2구 전용기로 직접 모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각) 한·미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미 6·25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행사는 △20일 저녁 7시에 열린 '미군 유해 봉송식' △22일 오후 3시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23일 밤 9시25분 서울공항에서 열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 등 크게 3개로 이뤄져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가운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과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미군 유해 봉송식'은 국방부 자체 행사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주관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웅의 헌신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국가 무한책임' 의지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의 핵심은 최고의 예우를 다해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고, 하와이에서 봉환을 기다리는 국군전사자 유해 68구를 국내로 모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유해 중 1구는 지난 2018년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와 같은 전사자로, 이번 인수식을 통해 5구는 이번에 처음으로 송환됐다.지난해에는 국방부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동원하여 히캄 공군기지를 통해 147구의 국군 유해를 봉환해 오기도 했다.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인수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우리 측 주요 인사로 서욱 국방부 장관, 이수혁 주미 대사,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가 참석했다. 유해 인수인계 서명자는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단장이 맡았다.

미국 측은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 다리우스 바나지 DPAA 부국장 등 군 관계자와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 릭 블랭지아디 호놀룰루 시장 등이 참석했다. 6·25전쟁 유가족 및 참전용사 38명과 DPAA 직원 27명도 함께했다.

한인사회 대표로는 박재원 민주평통하와이지역협의회장,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이 초청돼 참전용사들의 귀환을 지켜봤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 최청 육군중령과 DPAA 맷 브래넌 해병대령의 공동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애국가→미국 국가), △전사자에 대한 경례, △추모기도(인태사령부 군종실장), △기념사(인태사령관→문재인 대통령), △유해 인수인계서 서명, △유해 인도-인수 및 국기 관포, △유해 봉송, △헌화 및 경례·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양국의 유해는 각 국기로 관포된 뒤 신원확인 유해는 가족을 만나는 길을 떠나고, 신원 미확인 유해는 신원확인 시설로 향했다.

전사자들의 유해가 대통령 전용기와 시그너스로 운구될 때 김형석 작곡가가 진중가요 '전선야곡'을 건반으로 연주하며 70여 년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용사들의 넋을 위로했다.

청와대는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고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이 잠든 소관을 대통령 전용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해 비행시간 동안에도 영웅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인의 영웅들은 시그너스에 모시고 국방부 장관이 탑승하여 예우를 다하며 서울공항까지 이동했다.

청와대는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이 한·미 양국 국방부의 전사자 유해 발굴 및 봉환 협력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국방부에서 발굴해 미군으로 확인된 유해와 '6·25전쟁 전사자 확인 프로젝트(KWIP)'에 따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유해 중 한국군으로 확인된 유해를 상호 송환하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국유단과 DPAA의 전신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 Joint Prisoner of war / missing in action Accounting Command)가 유해발굴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양국은 다양한 합의각서 체결 및 합동유해발굴 등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DPAA는 2010년부터 조직 내에 한국전 미수습 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번에 봉환하는 국군 유해 68구를 포함해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총 307구의 유해가 조국으로 돌아왔다. 이 가운데 16명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미군 유해는 총 25구가 미국에 돌아갔다.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 발굴과 신원확인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 간 유해 상호 송환 구수는 크게 늘어났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미군 유해 25구 중 절반이 넘는 13구를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송환했고, 미국에서 돌아온 유해 307구 중 280구를 현 정부에서 봉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 기념식 및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 이후 전사자 및 유가족 신원확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유가족 신원정보 등록을 장려하기 위해 6·25전사자 신원확인 유가족 포상금 소급 지급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포상금 법제화 이전 신원확인 전사자 유가족에게도 1000만원의 포상금 지급이 가능한 근거를 마련했다. 철저히 준수한 상황에서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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