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택연금’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중국 돌아간다

입력 2021-09-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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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부회장, 미 법무부와 기소연기 합의
미·중 갈등 해결 실마리 될지 주목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1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신의 미국 송환 여부를 다루는 첫 심리를 마치고 나서 법원을 나서고 있다. 밴쿠버/로이터연합뉴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해 1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신의 미국 송환 여부를 다루는 첫 심리를 마치고 나서 법원을 나서고 있다. 밴쿠버/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중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미국 법무부와 기소연기에 전격 합의하면서 약 3년간의 캐나다 억류 생활에서 벗어나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멍 부회장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금융 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연기 합의(DPA)에 도달했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 지검은 이날 오후 멍 부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 기소연기 합의서를 제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법무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한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한다. 멍 부회장이 합의를 이행한다면 그에 대한 형사 고발은 내년 12월 1일 기각된다.

미국 검찰은 이란과의 거래와 관련해 HSBC에 허위내용을 보고하는 등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해 왔다. 이에 대해 멍 부회장과 회사 측은 무죄를 주장하며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됐음에도 미국의 범죄인 송환 요구에 저항했다. 당시 그는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멍 부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법정에 출석해 화웨이의 이란 사업과 관련해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점 등은 인정했으나 본인이 무죄라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기소 연기 합의에 따라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각하고 그에게 석방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멍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에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법원 판결 직후 멍 부회장은 “지난 3년간 내 삶이 엉망이 됐다”면서 “어머니, 아내, 회사 간부로서 힘든 시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멍 부회장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의 딸로,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와 멍 부회장의 이번 합의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멍 부회장의 체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와 중국의 무역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던 조치였던 만큼 이번 합의가 미·중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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