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위중·중증환자는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정부는 예방접종 확대 효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1~2주 뒤다. 확진자 증가와 위중증환자 증가 간 시차를 고려할 때 다음 달 초 위중증환자가 급증할 우려가 크다.
◇50대 이상서 위중증환자 감소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 위중·중증환자가 320명으로 전날보다 19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위중·중증환자는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이달 3주차 342명에서 4주차 324명으로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174명(53.7%)으로 가장 많았고, 40~50대가 118명(36.3%), 30대 이하가 32명(10.0%)이었다. 5월 이후 확진자 10만1285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력에 따른 중증도를 비교한 결과, 연령표준화 중증화율은 미접종군 2.61%, 1차 접종군 1.00%, 접종 완료군 0.60%로 나타났다. 중증 예방효과 77.0%였다.
예방접종의 사망 예방효과도 73.7%에 달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여전히 예방접종이 코로나19 예방과 위중증·사망 예방의 가장 중요한 수단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중증화 위험이 큰 50대 이상 미접종자의 접종률을 최대한 높이면서 소아·청소년, 임신부 접종 및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 접종을 병행해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2주 뒤 위중증환자, 사망자 급증 가능성
확진자 증가는 큰 부담이다. 통상 확진자가 급증하면 1~2주 뒤 위중증환자, 그 1~2주 뒤 사망자가 는다. 예방접종 확대에 따른 중증 예방효과를 고려하더라도 3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진다면 다음 달 초부터 위중증환자 증가도 불가피하다.
최근 위중증환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300명을 웃도는 탓에 일부 지역은 지금도 병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중증환자 전담병상의 가동률은 전국 기준으로 48.9%(976개 병상 중 477개 사용)로 집계됐다. 남은 병상은 499개다. 확진자의 70~80%가 집중된 수도권은 가동률이 50%를 넘어섰다.
시·도별 가용병상은 서울 151개, 경기 97개, 인천 37개다. 그나마 수도권은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충남(8개), 제주(7개), 전남(6개), 대전(4개), 경북(3개), 세종(2개) 등은 가용병상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중증에서 호전됐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환자를 위한 준중환자 병상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서울, 경기, 연천의 가용병상은 각각 41개, 39개, 2개뿐이다. 특히 전북과 경북은 빈 병상이 하나도 없다.
◇“계획대로 병상 확보되면 3000명 이상 대응 가능”
그나마 추가 병상 확보는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13일 수도권, 이달 10일 비수도권 의료기관에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수도권은 위중증 병상 153병상(목표 대비 89.5%), 중등증 병상 552병상(92.9%)을 확보했다. 비수도권에선 위중증 병상 146병상(80.8%), 중등증 병상 1017병상(98.5%) 확보 계획이 제출된 상태다.
이기일 중대본 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4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병상이 잘 확보되면 지금도 2500명 정도는 (대응이) 가능하다”며 “(계획대로) 확보되면 3000명 이상은 (위중증환자와 중등증환자)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