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강제 접종’ 우려에 방역당국은 ‘기저질환자’에 한해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장(질병청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소아·청소년 접종 배경에 대해 “청소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증·사망 위험이 성인에 비해 낮지만, 당뇨·비만을 포함한 내분비질환, 면역저하질환, 만성신장·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신경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로 중증·사망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이 낮지만 드물게 중증 감염과 다기관염증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더불어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격리 및 등교 중지에 따른 학습권의 침해, 심리적 위축 등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영향, 사회적 결손 등 다양하고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모든 아동·청소년에 접종을 권고하진 않았다. 기저질환이 없는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중증·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극히 적어서다.
최은화 예방접종 전문위원장(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다수의 소아·청소년은 중증 감염이나 다기관염증증후군이라는 합병증이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증 감염인 경우”라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 소아·청소년에 비해 개인적인 이득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면역 측면에서도 소아·청소년에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 접종계획 발표를 앞두고 현장에선 ‘강제 접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명목적 강제가 아니더라도 접종 여부가 차별의 빌미가 된다면 접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학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백신 접종은 온전히 학생과 학부모의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성인들도 백신 미접종 시 회사 등 사회생활에서 눈치를 받는 데 아이들까지 학교생활을 하는 데 따돌림을 당하거나 눈칫밥을 먹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도 “강제는 아니라지만 학교에서 다 알게 되는 만큼 사실상 의무화나 다름없어서 교육 당국에서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학교 분위기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 대처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접종 여부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고 단체가 아닌 개인의 자발적 접종이기 때문에 강제 접종 분위기는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접종의 자율성이 강조되다 보면 접종률이 지나치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은 장기간에 걸친 부작용·희귀질환과 관련한 증거와 사례가 현재까지 부족하다”며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부분까지 공개해야 학교현장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적고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