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소방수 中] 지역민 곳간 살펴라…지방銀 유무에 대출 최대 1.6억 차이

입력 2021-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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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업 꿰고있어 대출 용이
충남·강원지역도 설립 추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지방 은행의 설립 필요성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가장 크게 공감한다. 시중 은행보다 대출 규모나 이자 등에서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지방 은행 설립이 논의되는 지역에서는 은행 설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2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해 보면, 2019년 기준 지방 은행이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간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액 차이는 최대 1억663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과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기업 업체 1곳당 평균 대출 금액은 △대구 2억4920만 원 △부산 2억4837만 원 △울산 2억91만 원 △경남 1억8837만 원 △광주 1억7847만 원 △대전 1억6231만 원 △제주 1억5474만 원 △세종 1억5112만 원 △전북 1억3990만 원 △충남 1억3545만 원 △경북 1억3196만 원 △충북 1억2966만 원 △전남 1억273만 원 △강원 8290만 원 등이었다.

지방 은행이 있는 지역(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과 지방 은행이 없는 지역(대전, 세종, 강원, 충북, 충남) 간 업체 1곳당 평균 대출액은 6000만 원 가까이 벌어졌다. 전자는 1억8519만 원, 후자는 1억2731만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몇 지방 은행은 지역민끼리 연성 정보를 이용하는 (대출을 내줄 때)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은행이니만큼 지역의 사업을 더 잘 꿰고 있어 시중 은행에서 대출이 막혀도 지방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 역시 지방 은행의 설립을 기대하고 있다. 지방 은행의 부재로 금융의 수도권 집중, 양극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방 은행이 없는 지역은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역외 유출률은 17개 시도 중 충남과 충북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충남은 2019년에만 23조5958억 원, 충북은 12조7040조 원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렇게 빠진 돈은 수도권으로, 또 광역시로 흘러들었다.

충청도에선 충남을 중심으로 지방 은행 설립 움직임이 일고 있다. 5월 충청권 지방 은행 설립 추진 방안을 검토했고, 7월엔 지역 금융기관 설립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충남은 대전, 세종, 충북과 공동 전문연구용역을 수행한 후 2023년 출자자를 모집해 금융위원회에 인가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현재 지방 은행 수립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충청권 지방 은행 설립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은행은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라이선스업인 만큼 새롭게 지방 은행을 만들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주 구성 계획, 사업계획, 인력과 영업시설, 전산 체계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할 부분이 많지만 핵심은 자본금 요건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규 지방 은행의 등장은 쉽지 않다. 지금 있는 지방 은행도 시중 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신규 지방 은행의 출자금 모으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새로운 지방 은행 설립에 대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대출을 (실행)할 때 우대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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