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SK이노베이션, '포드 합작사'에 5.1조 투자…美서 불꽃 튀는 'K배터리 삼국지'

입력 2021-09-28 11:07 수정 2021-09-2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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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포드 합작투자로 美 내 150GWh 생산 규모 확보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포드(Ford)와 손잡고 미국 내 역대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포드와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SK(BlueOvalSK)'를 통한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 투자를 위해 44억5000만 달러(약 5조1000억 원)를 투자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28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블루오벌SK가 생산해야 할 배터리가 애초 예상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점을 반영해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투자 집행은 사업 진척에 따라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테네시주 스탠튼과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각각 합작 공장을 짓는다. 이 두 지역에 투자하는 금액만 총 114억 달러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 공장은 470만 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선다. 생산능력은 43기가와트시(GWh)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 평 부지에 86GWh(43GWh 2기) 규모로 짓는다.

총 생산능력은 129GWh로, 60킬로와트(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 대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앞서 양사가 밝힌 합작법인 규모가 60GWh였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키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로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짓고 있는 공장 두 곳에 더해 미국에서만 약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초과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은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끌고 ‘탄소 중립 제조’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의 순간"이라며 "포드는 혁신과 투자로 미국인들이 환호하는 전기차를 만들면서도 지구를 보호하고 나아가 국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 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애초보다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린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K배터리 업체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왼쪽부터),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주 박물관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간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를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왼쪽부터),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메리 바라 GM 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주 박물관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간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 투자 발표를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또한 단독 투자와 GM과의 합작 투자 등을 통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 규모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우선 자체적으로 보유한 미시간 주 배터리 공장에 5조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현재 5GWh 규모에서 70GWh까지 확대한다.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양사는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테네시 주에 두 번째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오하이오 주에 건설 중인 첫 번째 합작공장까지 더하면 합작법인의 총생산 능력은 70GWh 수준으로 커진다.

삼성SDI도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딕 더빈(Dick Durbin) 미국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삼성SDI와 일리노이주 노멀 지역에 배터리 셀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에서의 스텔란티스와 리비안 관련 배터리 생산에 각각 3조 원, 1조 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7월에 개최한 콘퍼런스콜에서도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K배터리가 미국 배터리 시장 투자를 늘리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수요는 2020년 30만5000대에서 2025년 382만7000대로 12배 늘어날 전망이다. 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유럽(10배)이나 중국(5.5배) 시장보다도 빠르다. 이런 속도라면 2025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20.8%에 달할 전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예상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만큼, 다른 배터리 업체들도 이른 시일에 단독이든 합작이든 미국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한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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