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벗은 이랜드…실탄 확보에도 무리한 M&A 자제

입력 2009-02-02 09:36 수정 2009-02-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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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각 3500억원 실탄은 또 다른 M&A 신호

-에스콰이어 등 인수포기...M&A 신중한 입장

소규모 의류업체로 출발한 이래 지난해까지 지속적인 확장경영을 펼쳐온 이랜드가 글로벌 금융위기속에 한국까르푸를 재매각 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며 또 다른 M&A를 준비하고 있다.

기독교기업으로서 잘 알려진 이랜드그룹은 2003년 이후 중소 규모, 초대형 M&A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1980년 서울 신촌의 이화여대 앞 작은 옷가게에서 출발해 외형 확장에 나섰던 이랜드는 외환위기를 극복한 뒤 전열을 재정비, 2003년부터 데코·네티션닷컴·뉴코아·해태유통·삼립개발에 이어 연매출 1조6678억원의 한국까르푸까지 3년 사이에 20여 개의 기업(브랜드 포함)을 인수했다.

그러나 노사분규에 따른 경영정상화 차질로 홈플러스를 재매각했으나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적기에 최선의 M&A 라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M&A 주춤

지속적인 확장정책이 이랜드그룹에 자금 압박으로 다가왔다. 이랜드그룹은 홈에버를 2006년 4월 패션사업과 할인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조4800억원을 들여 한국 까르푸(홈에버)를 인수했으나 1000억원의 이자를 감당 못해 결국 인수 2년여만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게 홈에버를 매각해야만 했다.

이러한 뒷 사정에는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인수 합병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금융권으로 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과 무리한 해외차입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까르푸 인수시 이랜드는 자기돈 3000억원만 들고 1조7500억원짜리 공룡을 집어 삼켯다. 이랜드그룹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가져온 상태에서 나머지 지분을 나눠주면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까르푸의 자산을 담보로 잡히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왔었다.

그동안 대규모 차입을 통한 M&A로 재미를 봤던 이랜드그룹이 글로벌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12월 10일 제화회사인 에스콰이아 주식 119만 3070주를 210억원에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으나 이마저도 포기한 상황이다.

이랜드의 중국 유통망과 에스콰이아의 제품 경쟁력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를 밝혔지만 지난해 12월17일까지 실사 작업을 벌인 이랜드측은 같은 달 18일 에스콰이아쪽에 본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까르푸의 재매각 등 M&A로 성장한 이랜드가 기업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리면서 2010년 매출 7조원, 순이익 1조원 달성 목표가 차질을 빚게 됐다.

◆ 건설사 인수는 아직도 추진중(?)

한편 이랜드그룹의 중견건설사에 대한 M&A 이야기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아직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 부문인 홈에버를 2조3000억원에 홈플러스테스코에 매각, M&A 실탄을 확보한 이랜드는 신성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와 인수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이랜드는 실사작업 등을 통해 건설사 정보를 파악한 뒤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건설사 구조조정 소식이 나오자 M&A시장에 건설사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이랜드의 건설사에 대한 인수합병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마땅한 건설업계가 인수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랜드그룹이 건설사 인수를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대부분 사라졌고 우량건설사들조차 싼 값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5월 홈에버를 2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홈에버 매각대금 중 재무적 투자자(FI)에 투자금 지급 등 채무 변제 후 3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건설업계도 평소 건설사에 관심이 많던 이랜드가 3500억이라는 실탄이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랜드월드,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이랜드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는 바로 이랜드월드다. 이랜드그룹의 오너인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하는 이랜드월드의 최대주주로서 30.50%의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특수관계인까지를 포함한 지분은 98.5%에 달하고 있어 그의 지배력은 거의 독보적인 수준이나 다름 없다.

박 회장은 또 이랜드월드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도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이랜드에 대해서도 44.03%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즉 이랜드월드와 이랜드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으로 그룹 전체에 대해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는 브렌따노, 언더우드, 헌트, 푸마, 후아유, 티니위니 등 11개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사업부문의 핵심 계열사다. 이랜드그룹의 모태가 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 뉴코아와 함께 이랜드그룹 유통부문을 이끄는 3대 주력사중 하나다.

특히 이랜드월드가 이랜드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이랜드그룹은 오너인 박성수 회장을 정점으로 계열사 중 이랜드월드가 주축이 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랜드월드는 이랜드 34.39%를 비롯, 뉴코아 73.68%, 킴스클럽마트 31.47%, 네티션닷컴 35%, 리드 80.0% 등의 출자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이랜드개발, 프란시아, 이랜드시스템스 등 3개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켜 놓고 있다.

이어 뉴코아는킴스클럽마트의 최대주주로서 66.71%를 비롯해 이랜드레저비스 100%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어 이랜드개발과 킴스클럽마트가 각각 리드온과 와인캐슬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47.75%, 100%씩을 갖는 계열사간 지배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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