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조정하는데 웃는 사람은 없다?

입력 2021-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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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번 보여주고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1300만 원이나 챙기다니 지나친 것 아닌가요?"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두고 여전히 갈등이 많은데요. 정부는 다음 달부터 부동산 중개수수료 상한요율을 재조정할 예정입니다. 집값 상승에 따라 중개수수료율 부담이 높아지자 구간을 세분화하고 상한요율을 낮추는 것이 핵심인데요.

공인중개사 측은 중개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신들의 희생으로 무마하려 한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치솟으면서 그만큼 중개수수료는 인상됐지만, 거래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죠. 매물 자체가 급감하다 보니 거래가 줄어 일부 공인중개사는 한 달에 한 건의 매매 계약조차도 따내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공인중개사는 더 많은 매물을 유치하기 위해 이미 법적 상한요율보다 낮은 수수료로 거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반발합니다. 앞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처럼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 계약을 하다 보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이상의 중개수수료가 부담일 수밖에 없죠. 막상 집 한 번 보여주고 계약을 진행하는 서류를 대행해주는 게 전부처럼 보이는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받아간다고 하소연합니다.

비용 대비 서비스의 질도 지적하는데요. 부동산 계약을 하다 보면 무성의한 공인중개사를 만나기도 하죠. 자칫 공인중개사를 잘못 만났다가 금전적인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관악구 신림동 소재 한 빌라에서는 전세 사기가 발생해 수십 명의 청년이 내쫓길 위기에 처한 사건이 있는데요. 건물이 신탁회사 소유인데 신탁회사의 허가 없이 임대인과 계약했다는 이유로 이 빌라에 입주한 세입자들은 불법점유 해제 협조문을 받았죠. 세입자들은 길게는 3년 가까이 이곳에 살았지만, 보증금도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여기에는 공인중개사의 문제도 있었죠. 공인중개사는 세입자에게 신탁등기의 위험성 등을 안내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건이 불거지자 '법대로 하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지 않는데 집값이 오른다고 마냥 중개수수료를 올려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건당 고정 금액을 중개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1억 원 아파트나 10억 원 아파트나 하는 일이 다른 게 없는데 왜 1억 원 아파트 수수료는 50만 원을 받고, 10억 원 아파트는 900만 원을 받느냐는 것이죠.

이런 목소리 때문일까요. 최근 반값 중개수수료를 내건 중개플랫폼 프롭테크 업체가 등장했죠. 이들 업체는 중개수수료를 정액제로 책정하거나 현행 요율의 절반으로 내걸며 부동산 중개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위기에 봉착한 공인중개사들은 이들의 영업 방식이 공인중개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결국, 소비자들은 수수료가 낮은 업체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갈수록 치솟는 집값에 상승하는 수수료가 부담되기 때문이죠. 공인중개사업계도 더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파격적인 비용이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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