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ㆍ헝다 사태에 주목받는 금융주

입력 2021-09-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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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와 중국 헝다 사태 등으로 주춤한 가운데, 금융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 관련 종목이 포함된 'KRX300금융지수'는 이날 기준 890.05로 올해 들어 21.02% 올랐다.

특히 최근 10거래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 9개 은행 기업이 포함된 KRX은행지수는 4.35%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KB금융(7.18%), 하나금융지주(3.52%)를 비롯해 BNK금융지주(8.33%), DGB금융지주(4.55%) 등의 상승 폭을 보였다.

이는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1.56%, 30년물 2.10%까지 올라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전망이 가시화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연준은 9월 FOMC에서 미국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8%로 상향하고 고용과 경기개선 지속 아래 연준 멤버들이 제시한 내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 예상치는 총 7차례 정도로 확대했다. 또, 최근 독일 총선 결과와 경기부양책 확대 전망,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스탠스, 신흥국의 기준금리 인상 확대 등으로 주요국의 중장기 시장금리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중장기 국채금리는 연준 매파적 스탠스 강화에 따른 글로벌 금리상승 동조화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 관련 어조 변화, 그리고 MBS 매도헤지 따른 30년물 금리급등 반영한 것"이라며 "위험자산 약세는 스태그플레이션, 중국 헝다그룹 위험, 미 부채한도 불확실성 우려도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서명했다.

은행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는 국면에 대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올해는 대부분 회사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고 배당성향도 작년 20%에서 올해는 2019년 수준(25~26%)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금리·수수료·배당의 자율권을 인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과 이에 동반된 금융 불균형 해소를 위한 통화정책 조정이 은행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실제 3분기 업종 합산 순이익은 4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상장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은행 전 종목이 5% 이상의 높은 배당수익률(연간 DPS 기준)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우리금융지주(7.3%)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고 하나금융지주(6.4%), 기업은행(6.3%), BNK금융지주(6.1%), DGB금융지주(6.1%), JB금융지주(5.9%) 수준이다.

실적 개선 전망에도 주가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카카오뱅크 상장 과정에 따른 수급 악화, 가계대출 이슈가 악재로 작용했다. 금리 인상 수혜 기대감이 일부 선반영된 것도 투자자들의 차익 시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사들은 은행업의 규제 이슈가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 주목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올해 가파른 실적개선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익증가세"라며 "이익증가율 자체도 높지만, 표면적인 이익증가율 이상으로 평가되어야 할 점은 이익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실적이 개선되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수익구조가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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