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동절기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농가 부담 커지나

입력 2021-09-2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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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저렴' 농사용 혜택 없어질까도 우려…전력 악용 사례는 문제로 지적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4분기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수확철과 동절기를 앞둔 농가에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기 혜택도 없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사업장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꾸준히 적발되면서 농사용 전기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2021년 10∼12월분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발표하고, 4분기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1kWh당 0원으로 책정됐다. 전 분기의 -3원보다 3원 올랐다.

올해부터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에 인상됐다. 2분기와 3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3원으로 책정하고 동결했었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수확철과 동절기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농가는 우려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로 인건비 부담이 오른 상황에서 경영비 부담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 화훼 농가는 "꽃 출고 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영농비와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전기요금이 올라도 생산비를 출고가격에 반영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농산물 유통 업계 관계자도 "벼 수확기에 전기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데 쌀값마저 불안해 경영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농사용 전기요금 축소·폐지 움직임도 걱정거리다. 현재 한전은 계약종별로 산업용, 주택용, 일반용, 교육용, 농사용, 가로등, 심야 등으로 나눠 전기요금의 판매 단가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농사용 요금의 경우 영세한 농어민을 보호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생산에 사용하는 전력을 저렴하게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지난해 기준 한전의 농사용 전기요금 판매단가는 ㎾당 48.45원으로 산업용(107.35원)보다 55%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자들이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연이어 나오는 상황이다. 한전은 2025년까지 용도별 전기요금을 전압별 전기요금 체계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농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이 스마트농업 등 미래 농업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농민들이 쉬는 시설도 농업에는 꼭 필요한 시설인데 혜택을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우리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전기요금 인상 대신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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