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세계인이 ‘삼성’이라는 브랜드에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가치 중 하나가 ‘준법’으로 자리 잡는 그 날까지, 가야 할 길을 쉼 없이 가야 한다"라며 준법경영 문화 변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발간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2020 연간 보고서'에서 지난해와 올해 이어진 위원회 활동에 대해 "용기가 없었다면 시작할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용기를 내라. 용기는 도끼날과 같아 쓰면 쓸수록 빛난다'라는 금언을 실천해 보려 했다"라며 "질문을 던지고 변화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간의 활동을 '짧은 시간이지만 어려움을 절감한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견딘 시간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지난 1년간의 행적을 '완성'이나 '성공'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하는 '진보'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걸음이 어설프지 않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다. 그렇지만 첫걸음이 의미 있는 것은 그다음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천릿길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준법위) 핵심은 준법의 ‘문화’가 바뀌는 것이고, 이 일은 오래 걸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준법위는 향후 활동 계획으로 △준법위반 리스크 항목 및 평가지표 관련 연구용역 진행 △3대 준법의제 관련 후속방안 실행 △위원들의 관계사 준법교육 참여 △소위원회 구성까지 총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활동 계획과 관련, 준법위는 8월 정기회의에서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 및 이에 대한 평가지표, 점검 항목 설정’에 관한 고려대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승인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선 최고경영진 리스크를 직간접적 사익추구, 비자금 조성, 불법로비 및 뇌물공여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삼성그룹에선 이재용 부회장 출소 이후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보고서 작성도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최근 준법위 활동에 대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지만,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하면 이 과정에서 준법위 역할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준법위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2월 출범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1년간 총 36회의 정기 및 임시회의를 열고, 관계사의 대외후원 40건 및 내부거래 93건 등을 검토 및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3대 준법 의제 선정 및 개선방안 권고 △사내식당 위탁계약 관련 경쟁입찰 의견 제시 △사익편취 규제 관련 사전 검토 의견 제시 △임직원 기부금 내역 관련 사과 권고 △관계사 준법감시 프로그램 및 시스템 관련 활동 등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면담에 이어, 올해 1월엔 삼성 7개 계열사 경영진 간담회, 3월 삼성 계열사 사업지원 TF(테스크포스)장 간담회 등 경영진과 소통도 이어갔다.
준법위는 "지난 1년 동안의 활동이 삼성 관계사에 대한 준법감시 활동 강화 및 개선의 시작이었다면, 향후 활동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준법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