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우유도 오르네" 빙그레·남양 등 유업계, 일제히 유제품 가격인상

입력 2021-10-01 14:31 수정 2021-10-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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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우유에 이어 빙그레,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대부분의 유업체들이 줄줄이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원윳값이 ℓ당 21원 오른 데 따라 우유업계로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우유를 재료로 하는 빵, 치즈, 아이스크림 등도 뒤따라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 현상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빙그레는 1일 바나나맛우유, 요플레를 비롯한 주요 유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인상 폭은 출고가 기준으로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오리지널이 각각 7.1 %, 6.4%다. 최종 가격 인상은 유통채널과 협의를 거쳐 이달 중순부터 차례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편의점 기준으로 바나나맛우유는 1400원에서 1500원,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는 2800원에서 2980원(할인점 기준)에 판매될 전망이다. 다만, 투게더, 메로나 등 빙과류는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남양유업 역시 이날 ‘흰 우유’라 불리는 시유 제품 가격을 평균 4.9% 올린다고 밝혔다. 발효유 및 가공유 제품들은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자 각각 평균 0.3%, 평균 1.6%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흰 우유 평균 가격이 4.9% 인상되면서 남양유업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맛있는 우유GT 2입’ 제품은 유통업체 기준 4700원 중반 가격이 4900원 후반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품 제품도 2500원 초반 수준에서 2600원 중반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요플레를 비롯한 주요 유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빙그레)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요플레를 비롯한 주요 유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빙그레)

앞서 동원F&B, 매일유업도 우유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매일유업은 7일부터 '매일우유'와 '소화가잘되는우유' 등 백색시유 제품가를 평균 4~5% 올린다. 매일유업의 가격인상 단행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동원F&B는 6일 백색 시유(흰 우유), 가공유, 발효유, 치즈류 등 전반적인 유제품 가격을 평균 6% 정도 올린다. 대표 제품 ‘대니쉬 더(THE) 건강한 우유 900㎖(2입) 가격은 4480원에서 4780원으로 6.7% 비싸진다.

우유 판매가격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앞서 낙농업계가 지난달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하면서다. 특히 올해는 인상 폭이 큰 수준이어서 유제품 가격의 폭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18년 원유가격이 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0.4%) 올랐을 당시 기업들은 유제품 가격을 4% 올렸다. 올해는 인상 폭이 2018년의 5배 수준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및 유제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및 유제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이미 지난달말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 역시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우유 제품의 가격을 1일부터 5.4% 인상한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21원 인상이 예정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1년 유예됐고, 인상분 21원은 올해 8월 1일부로 반영됐다.

유업체들이 거의 모두 유제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아이스크림, 빵, 치즈, 생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쓰는 제품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 들어 원두가격 폭등에 얼마 전 우유 가격 인상 공문까지 날아오면서 수입멸균 우유로 바꿔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다 올랐는데 커피값만 역주행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언제 가격을 올릴지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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