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불황기 맞아 셀프주유소 확대

입력 2009-02-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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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SK네트웍스 공격적...기름값 민감도 커져 소비자 이용 늘어

지난해 말 이후 유류세 감면혜택이 사라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셀프주유소가 가계비를 아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자 정유사들이 셀프 주유소 확대에 나서고 있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전국의 셀프 주유소는 모두 96곳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가 65곳으로 가장 많았고 SK에너지의 주유소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13곳, 현대오일뱅크 11곳, 에쓰오일 7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말 기준으로 32곳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서 급증한 것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셀프주유소의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일반 주유소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할 수 있고, 주유소는 인건비 및 판촉비 등 각종 경비를 절감할 수 있어 소비자와 주유소 운영인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셀프주유소의 평균 가격은 휘발유를 기준으로 ℓ당 1300~1400원대. 최근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ℓ당 1400~150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ℓ당 100원 가량 싸다.

또한 현금은 물론 신용카드, 주유카드 등 다양한 결제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고 주유방식도 최근 대부분 주유시스템이 터치 스크린으로 바뀌어 처음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편리하기 이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정유사들이 셀프주유소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셀프주유소 보급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05년 11월 첫 셀프주유소를 선보인 이후 2007년까지 전국 22곳의 셀프주유소를 확보했으나 지난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8년 말 현재 61곳로 개수를 1년 만에 약 3배로 늘렸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들어서도 계속돼 GS칼텍스는 이달들어 4곳을 추가해 65곳의 셀프주유소를 보유, 업계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도 2007년까지 단 1곳의 셀프주유소만을 운영했으나 지난해에만 12곳의 셀프주유소를 새로 열었다.

현대오일뱅크도 1999년 서울 비원앞 돈화문 주유소 1곳에서 2007년 5곳, 2008년 5곳 등 총 11곳으로 최근 2개년간 셀프주유소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정유사들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셀프주유소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부 정유사의 경우 매출 확대를 위해 셀프 주유소로 바꾸기를 원하는 자영 주유소에 시설 투자자금 지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으로 셀프 주유소를 개발하고 있는 GS칼텍스와 SK네트웍스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셀프 주유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부지확보가 비교적 쉽고 수요가 많은 수도권 인근의 신도시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셀프주유소 이용 추이 등을 분석하는 등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경기 침체가 운전자들의 에너지 절약은 물론 주유 습관까지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기회가 국내 셀프주유문화를 보급시키는 데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유업계는 이미 1990년대 중반 한 차례 셀프 주유소를 도입했다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실패한 적이 있는 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주유하는 만큼 고객의 안전이 확보되고 주유 동선을 고려, 편리성을 높인다면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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