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GBC 105층 포기…강남구청에 “높이 낮추겠다”

입력 2021-10-05 06:00 수정 2021-10-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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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10-0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현대차, 내부 방침 정하고 관할 자치구 설득…연내 서울시에 설계변경안 제출
정순균 강남구청장 "랜드마크 약속…지역 경제 효과 차이 없을 것"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 모습.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강남구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동안 GBC 건물 높이를 낮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현대차가 관할 자치구에 이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대차는 최근 미래 주력 사업을 거론하며 강남구에 GBC 건물 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강남구에 원안인 초고층인 105층(569m)보다 낮은 중간층(260m) 이하로 건물 높이를 조정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차가 애초 계획했던 최고 높이 105층 1개 동이 아닌 50~70층 2~3개 동을 짓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설계 변경에 반대해온 강남구청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권은 서울시가 갖고 있지만 GBC 담당 자치구인 강남구청의 반발은 현대차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올해 초 "담당 구청이 언론보도를 뒤따라가며 진행 상황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며 현대차를 작심 비판한 바 있다.

강남구청이 현대차의 설계 변경 계획에 수긍하면서 인허가 재신청, 터파기 공사 등 남은 절차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남구는 늦어도 연내에 설계변경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서울시에 설계변경안을 제출하기 전 강남구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현대차 측에서 (설계를 변경하더라도)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건물을 짓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층수를 낮추더라도 현대차 빌딩이 들어서는 자리는 우리나라 랜드마크, 최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역경제 발전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4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매입한 현대차는 이곳에 통합 사옥, 대규모 문화시설, 전시ㆍ컨벤션 시설, 숙박시설 등을 짓는 GBC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는 현대차의 설계 변경이 비용 절감 등 실리를 택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드론 택시(UAMㆍ도심 항공교통)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높이를 낮추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국방부에 레이더 이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등 최대 수조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사업 투자 여력이 더 생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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