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여부가 3일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당직 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1시간 20여 분간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1일 체포돼 전날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유 전 본부장은 수용된 서울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를 맡은 김국일 변호사는 영장심사 이후 취재진에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했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개발 이익 700억 원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만배 씨와 대화하며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로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라며 "이런 농담이 녹취록에는 약속한 것처럼 되어 있었고 범죄사실에도 포함돼 있길래 소명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 천문학적인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이 그 대가로 화천대유 측에서 11억여 원을 받는 등 수익금을 나눠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의도적으로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수익 배당 구조를 설계하지 않았고, 11억여 원은 차용증을 쓰고 사업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린 것이라며 맞섰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압수 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검찰의 1차 소환에 응하지 않은 정황이 영장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