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판 깔렸다”...메타버스 열풍에 홈쇼핑도 편의점도 올라타

입력 2021-10-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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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판을 깔았다면, 기업들은 메타버스 생태계에 참여해 판을 키운다. 국내 패션업체들은 아바타 의류 등으로 수익 사업에 나섰고, 후발주자들도 마케팅과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사내 교육이나 회의를 열거나 가상 점포를 운영하기도 하고, 선거 활용을 위해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다.

(이투데이)
(이투데이)

먼저 유통업체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다. 패션 유통업체의 경우 아바타용 상품을 제작해 팔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D2A(Direct to Avatar)로 불리는 관련 시장 규모를 2022년 500억 달러(약 59조 원)로 예상하고 있다.

구찌는 제페토와 제휴를 통해 패션 아이템을 출시했다. 이용자들은 구찌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가상 공간 ‘구찌 빌라’에서 핸드백이나 구두 등을 착용하고 구매할 수 있다. 제페토 내의 컬래버레이션 숍에는 랄프로렌과 푸마의 제품을 입어볼 수도 있고, 크리스챤 디오르로 메이크업하고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와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4 착용도 가능하다.

롯데그룹도 메타버스를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제시하고 적극 뛰어들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발전시키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6월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PB ‘하이메이드 섬’을 오픈했다.

현대차는 제페토에 쇼룸을 열고, 로블록스에서는 테마파크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를 제공한다. 연내 레이싱 파크와 스마트 테크 캠퍼스도 내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제페토에 갤럭시 부스를 만들고, 이프랜드에서는 신상품 갤럭시폴드3와 갤럭시워치4를 홍보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내 금융 상담이 가능한 가상 영업점 신설을 추진하고, GS건설은 안전교육 콘텐츠 개발에 활용키로 했다.

직무 교육과 면접 등에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롯데푸드는 대학생 마케터 선발 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Gather Town)’을 통해 진행했고, LG디스플레이는 사업장을 메타버스 속에 구현하고 신입사원의 직무 교육과 네트워킹에 활용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올해 입학식을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VR’을 통해 진행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도 아이디어 회의와 신입사원 교육에 게더타운을 활용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는 제페토에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개설해 팬미팅을 개최했고,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사이버 대선 캠프를 열었다.

의료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5월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 온라인 학술대회’에서 각국 흉부외과 의료진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상 강의실에서 수술 기법 강의를 받는 메타버스 수술실을 선보이고, 참석자들은 아바타를 설정해 폐암 수술 강의를 수강하고, 수술 과정을 참관했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메타버스는 온라인의 마지막 종착지로 산업의 미래 먹거리”라며 “업무와 교육은 물론이거니와 쇼핑과 여행, 게임, 영화, 스포츠, 광고, 홍보행사, 부동산 구매, 심지어는 의료 부문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험 영역 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지혜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 연구원은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해 게임과 공연 같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산업 부문에서도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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