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범] ‘카뱅·케뱅’ 뛰어넘나… 내년 전세대출·신용카드까지 확대

입력 2021-10-05 18:04 수정 2021-10-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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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토스뱅크’가 공식 출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금리 연 2.7% 최대한도 2억700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신용대출 상품을 주력으로 내놨다. 내년에는 전세대출 상품과 신용카드도 출시,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최저 금리 2.7% 파격 신용대출… 베일벗은 토스뱅크

토스뱅크는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이날 공개된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2.76%, 최대 한도는 2억7000만 원이다.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연소득 이내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 사용한 만큼 이자가 붙는 ‘마이너스통장’과 최대 300만 원 한도의 ‘비상금 대출’도 함께 출시했다. 토스뱅크는 이날부터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 가입과 전월 실적 조건 없이 매달 최대 4만6500원을 돌려주는 체크카드 발급도 시작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대출 수요를 얼마나 유치하느냐다. 금융당국이 대출을 옥죄고 나서는 상황에서 출범한 토스뱅크는 이른바 ‘대출 난민’들의 피난처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한도는 최대 2억7000만 원까지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날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6~15.00%다. 주요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3~4%대인 점으로 고려하면 토스뱅크 대출의 이자 부담은 낮은 편이다. 다만,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역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받아 ‘연 소득 이내’로 제한을 뒀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연 3.26~13.1%의 금리로 1억5000만 원까지 빌려준다. 5대 시중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지난달 일괄 5000만 원으로 축소했다. 인터넷은행 경쟁자인 카카오뱅크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아예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했다.

토스뱅크 신용대출의 가장 큰 특징은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 구분 없이 단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만 내놓은 점이다. 시중은행은 토스뱅크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통장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연 2% 금리는 다른 은행보다 높지만, 현재 조달금리와 대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니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시중은행으로서 준수해야 하는 건전성과 수익성 등 지표의 규제 수준을 준수하면서도 연 2% 금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기존 앱서 토스뱅크 사용할 수 있는 ‘원앱’… 전세자금대출·신용카드까지 내놔

토스뱅크는 ‘원 앱’이 카카오뱅크와 다른 차별점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기존 토스 앱에서 토스뱅크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고객이 금융 관련 서비스를 모두 토스 내에서 해결하도록 했다. 토스뱅크는 ‘원앱 전략’을 통해 기존 토스 앱 고객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스 앱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200만 명을 웃돈다.

홍 대표는 “타은행과 비교되는 건 서비스와 혜택이다. 고객이 발품 팔아야 손해 보지 않는 상품을 찾아야 하지만, 우리는 가장 단순화된 고객 중심적 혜택으로 재편했다”며 “상시 금리 인하권을 통해 고객이 알지 못해도 알려주고, 낮은 금리 조건이 준비됐을 때, 고객에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내년 전세자금 대출과 신용카드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주택담보 대출 상품도 출시를 검토하는 등 점차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홍 대표는 “내년에 전세자금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며, 주택담보대출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며 “신용카드 사업 인가를 받고자 금융당국과 굉장히 초기 상태의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카뱅과 케뱅에서 사용할 수 없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치열한 ‘중·저신용자’ 경쟁 예고… 반격 준비하는 카뱅·케뱅

토스뱅크 출범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그간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소홀하게 했다면서 전체 대출의 일정 비율은 중·저신용자 대출로 취급하라고 권고했다. 카카오뱅크는 20.8%, 케이뱅크는 21.5%, 토스뱅크는 34.9%의 연간 목표치를 세우고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토스뱅크는 독자적인 신용평가모형(CSS) 모형을 통해 중·저 신용자 대출의 범위를 늘리고 안정성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CSS로 토스뱅크는 대출 승인율을 끌어올리고,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 받기 어려웠던 차주의 약 30%를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포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중·저신용자의 25%(530만5000명)만이 금융권 대출을 이용 중이다. 카뱅과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중·저신용자 고객 대상 대출이자 지원 프로모션 또는 금리 우대 등을 제공 중이다.

토스뱅크 출범에 맞춰 카뱅과 케뱅도 맞대응 전략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주담대 출시 등 기존 여신상품을 다양화 하는 것은 물론 펀드나 보험, 마이데이터 사업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상장시 모은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금융기술 또는 글로벌 기업 M&A도 추진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그룹사와 새로운 상품들을 다수 내놓았으며 이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KT와 함께 선보인 스마트통장처럼, 그룹사를 이용하는 고객에는 혜택을 더 주는 선순환 구조를 고도화해 공격적인 고객유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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