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황범석의 ‘선택과 집중’…몸집은 줄이고 차별화 힘준다

입력 2021-10-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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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점ㆍ건대스타시티점 등 '리빙 드라이브'로 MZ세대 고객 확대
조직 정비 위해선 '용단'…42년 만에 롯데백화점 희망퇴직 단행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제공=롯데쇼핑)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제공=롯데쇼핑)
'취임 2년차'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의 경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백화점 사업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명품을 중심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온라인의 성장 속에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황 대표의 연말 경영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분석된다. 그는 집객 유도에 효과적인 상품으로 평가되는 '리빙ㆍ인테리어'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을 선택해 조직의 군살을 빼고 있다.

황 대표는 먼저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을 총괄하는 계열사인 롯데쇼핑을 통해 리빙 강화의 '큰 판'을 깔았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2595억 원을 출자하고 '가구 1위' 한샘 지분 인수 참여를 확정했다. 롯데쇼핑은 전략적 투자자로 한샘 인수에 참가한다. IMM PE가 향후 한샘을 되팔 경우 완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인수로 현대백화점(리바트), 신세계백화점(신세계까사)와의 정면 승부를 앞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이처럼 리빙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리빙과 인테리어 카테고리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쇼핑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용이하다는 뜻이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사진제공=롯데쇼핑)

구체적인 리빙 강화 전략은 '프리미엄화'다. 황 대표는 잠실점을 '하이엔드 리빙 전문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이 1년간의 리빙관(9, 10층) 리뉴얼을 마무리하고 8일 하이엔드 리빙 전문관 ‘프라임 메종 드 잠실(Prime Maison de Jamsil)’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프라임 메종 드 잠실’은 영국의 콘란앤파트너스와의 협업을 통해 모두가 선망하는 고급스러운 대저택을 컨셉으로 했다. 2개 층에 걸쳐 6가지 큐레이션 공간을 경험하게 한다.

지난달 리뉴얼을 마친 9층은 ‘라이프스타일 제안 공간’, ‘트렌디한 베딩 컨텐츠 특화 공간’과 함께 ‘고감도 프리미엄 키친&테이블웨어 조닝’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번에 오픈하는 10층은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플렉서블 공간’, ‘수도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가구존’ 및 ‘가전 메가스토어를 통한 차별화 컨셉 공간’으로 구성했다.

기존 대비 약 70% 정도 면적을 확대한 가구 매장은 명품 가구 브랜드 ‘로쉐보보아(Roche Bobois)’, 하이엔드 침대 ‘덕시아나(Duxiana)’를 비롯해 간결한 프렌치 무드의 ‘리네로제(Ligne Roset)’와 모던가구의 대명사인 ‘몰테니앤씨(Molteni&C)’ 등 36개의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가 오픈한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사진제공=롯데쇼핑)

1일에는 대표적인 MZ세대 상권으로 꼽히는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에 큐레이션 리빙 복합 매장인 ‘테일러드 홈’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리빙(22%)'은 ‘해외 패션(29%)’에 이어 MZ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엔드 리빙 편집샵 '더콘란샵'에서도 MZ세대는 매출의 37%를 차지하며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롯데백화점 설명이다. MZ세대를 잡기 위해 롯데백화점은 테일러드 홈에서 수입 가구부터 조명, 오디오 등 약 20여 개의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를 준비했다.

황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조직 체질 개선을 위해 칼을 뽑았다. 롯데백화점 근속 20년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 롯데백화점의 희망퇴직은 창사 후 42년 만의 일이다. 지난달 2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시작된 희망퇴직은 8일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희망퇴직에 대해 "체질 개선과 인력 적체 해소 차원의 조치"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체질개선 및 인재 순환의 일환"이라며 "채용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에선 희망퇴직을 일반적으로 정리해고의 전 단계, '강력한 구조조정'의 신호로 해석한다. 회사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력을 줄이는 최후의 수단을 택했다는 것. 이 때문에 황 대표가 희망퇴직 조건과 관계 없이 '큰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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