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진짜! 불닭라면에 왜 닭고기가 안들었나요?

입력 2021-10-06 15:05 수정 2021-10-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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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시리즈.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 (삼양식품)

재밌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한국 삼양식품의 치즈 붉닭볶음면에 닭고기가 들어있지 않다는 이유로 회수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프로페코)은 지난 4일(현지시간) 33개 인스턴트 면 제품들에 대한 품질 조사 결과 9개 제조사의 12개 제품 총 12만9937개를 시장에서 회수한다고 밝혔습니다.

12개 제품 중엔 위에서 언급한 치즈 불닭볶음면 외에도 오뚜기라면 닭고기맛, 신라면 컵라면 등 한국 제품도 포함됐는데요. 프로페코는 치즈 불닭볶음면의 경우 스페인어로 ‘매운 치즈맛 닭고기 라면’이라고 표기해 놓고 실제 표기 성분 상엔 ‘가공 닭고기맛 분말’과 ‘가공 닭고기맛’만 함유돼 있다며, 이는 기만 광고, 성분 표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그럼 너구리 라면에는 너구리가 들어있냐",. "붕어빵엔 붕어가 없다"며 재밌다는 반응입니다.

어랏! 그런데 "새우깡에는 새우가 들어있고, 양파링에도 양파가 들어있다"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맞는 말이네요. 불닭맛 볶음면도, 불닭향 볶음면도 아닌 '불닭'볶음면에는 닭고기가 들어있어야죠.

일단 국내에서 판매되는 같은 제품을 찾아봤습니다. 액상스프에 국내산 닭고기가 0.82% 함유돼있다고 하네요.

“닭고기 흔적조차 없다. 닭고기에 입을 맞춘 것보다도 (닭고기 함유량이) 적다”는 리카르도 세필드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장의 말을 틀리다고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불닭볶음면의 닭고기 함유량에 대한 의문은 멕시코에서만 제기된 것이 아닙니다. 국내 검색 포털사이트에도 "불닭볶음면에 닭고기가 없는데 왜 불닭인가요?" "불닭볶음면이 왜 불'닭'볶음면인가요? 닭고기 맛은 아예 안나던데" "불닭볶음면은 닭이 없는데 왜 불닭볶음면인가요? 닭의 다른 의미가 있는 건가요" 등의 관련 질문이 수십 건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불닭볶음면을 만든 삼양식품에 물어봤습니다. 삼양식품 측은 일단 스프에 닭고기 후레이크가 함유돼 있어 닭고기가 들어있는 것은 '맞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닭볶음면은 닭고기의 맛이 아니라 매운 맛의 '불닭'에 포커스가 맞춰진 제품이어서 불닭볶음면으로 명명됐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런데 멕시코 등 해외 수출 제품의 경우 또 상황이 다르다고 합니다. 국내 식품에 대한 수출규정이 문제인데요.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출품목 규정상 한국에서 수출하는 식품에 구제역 등 질병, 식품 안전 문제 때문에 소고기 분말부터 각종 가공육류을 넣는 게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멕시코 정부가 내린 이번 결정은 단순히 특정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실제 삼양식품 등 국내 식품업계는 이번 멕시코 정부의 결정을 두고 고민이 깊다고 합니다. 멕시코 정부는 삼양식품의 불닭라면 뿐 아니라 농심이나 오뚜기 제품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해외용 제품인 오뚜기라면 닭고기맛의 경우에는 포장 이미지엔 당근이 있지만 실제로는 들어있지 않은 점, 신라면 컵라면 등은 영양 정보가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합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표기법을 바꾸는 방법 등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식품업계 한 담당자는 "현재 성분표기 방법과 제품명을 어떻게 일치시켜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 또한 늘고 있어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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