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생존전략은 '자기 PR'

입력 2009-02-03 08:18 수정 2009-02-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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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에 문자메신저·장중에 보고서 돌리기 등 각양각색

증권업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안 보이자 그동안 고액연봉자로 대접 받던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압박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작성한 기업분석 보고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편을 마련하는 등 이른바 '자기PR'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A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다른 애널과 달리 일일히 펀드매니저와 언론사 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다른 애널들 보다 한 발 앞서 투자 관련 '정보'를 보내면서 자기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는 일반적으로 장 시작전에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는 기존 방법과 달리 장중에 보고서를 냄으로써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콧대가 높기로 소문난 애널리스트 집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는 증권업 자체의 불황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초반까지만 해도 증권업은 전성기를 맞으며 증권업에 종사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화이트칼라 집단의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고액연봉과 함께 신분 상승이라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인식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속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현상으로 인해 증권업이 불황을 맞으며 애널리스트들 역시 스스로 몸을 낮춰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 증권사들이 혹한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이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증권사는 애널리스트들을 리서치센터에서 현업지원부서로 배치하고 있으며, 또 다른 증권사는 리서치 센터 인력을 대규모로 축소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고서 발행도 위축되자 고액 연봉 그룹을 조직에서 줄이고 일부를 영업부서로 배치시키는 구조조정인 셈이다.

이처럼 애널리스트 집단에도 차가운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는 가운데 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자기 생존의 길을 스스로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증시불황기면 반복되는 증권업계의 한 단면이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었고 온라인 언론 매체들이 생겨나기 전이어서 오프라인 서로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며 글을 쓰기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언론사에 줄을 서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특히 신문지면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알려질 경우 모든 증권사들로부터의 스카웃제의를 받는 등 유명세를 타면서 연봉도 크게 치솟았다"며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에서는 아예 신문사 등에 기고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언론사별로 정보 알리기 경쟁이 붙다 보니 굳이 애널리스트들이 자신들의 보고서를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시장에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언론 매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업계 스스로도 보고서의 남발이나 애널리스트들의 무분별한 언론 노출은 자칫 잘못된 투자판단을 유도 할 수 있다며 자정 노력차원에서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를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권업황이 최악의 국면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무한경쟁속에 빠져든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마케팅에 매달리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직업 특성상 연구직에 가까운데 갑자기 영업직으로 내몰릴 경우 나가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언제 불어닥칠지 모를 감원 위기에서 자기 계발을 위해 뭔가를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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