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에 대해 회복세 둔화와 세계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으로 회복세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조치 강화가 장기간 지속함에 따라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KDI는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주요 대면업종에서 생산이 감소하고 고용도 위축됐다"며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중간재 수급 불안으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생산이 위축되고 기업심리 지표가 하락하는 등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9월 이후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백신도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부정적 영향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지표를 보면, 9월 수출은 명절 이동에 따라 전월(34.8%)보다 낮은 16.7%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7.9%) 기준으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전월(29.0%)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8.2%), 철강(41.8%)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석유류(62.1%)도 유가 상승에 주로 기인해 크게 늘어났다.
다만 KDI는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중간재 수급 불안 및 물류 차질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통화정책과 중국 기업부채에 대한 우려로 대외여건에 대한 하방 위험도 확대되면서 향후 제조업 개선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의 경우, 소매판매의 증가 폭이 다소 축소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면서비스업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소매판매액은 전월(7.9%)보다 낮은 3.8%의 증가율을 보였고,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4.0%)과 유사한 4.4%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0.6% 감소했다.
경제 심리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하락세를 보였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2.5)보다 1.3포인트(P) 상승한 103.8을 기록했다. 다만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기상황으로 기업 심리가 위축되면서 10월 기준 전월보다 2P 내린 92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