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처분 부당"…유족 1심 승소

입력 2021-10-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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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 (뉴시스)
▲고(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 (뉴시스)

성전환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고(故) 변희수 전 육군 하사를 전역 처분한 육군의 조처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 행정2부(재판장 오영표 부장판사)는 7일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전환 수술을 통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수술 후에는 원고 성별을 여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수술 직후 법원에서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여부 판단 당시에는 당연히 여성을 기준으로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전환된 여성으로서 현역복무에 적합한지는 궁극적으로 군 특수성과 병력운영, 성소수자 기본 인권,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심신장애는 원고의 경우 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전환 수술을 고의 심신장애 초래 사유로 본 육군 전역 심사 과정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019년 군에서 처음으로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전 하사는 지난해 1월 육군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려 강제 전역시키자 인사 소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

군 복귀 의지를 보이던 변 전 하사가 올해 3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소송 진행이 불투명했었다. 민사소송법상 행정소송도 원고가 사망했을 경우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도록 할 수 있지만 이 사건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일신전속'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신전속'이란 권리의 성질상 특정 권리주체만이 향유 또는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변 전 하사의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게 해 달라며 소송수계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허가하면서 소송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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