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대리기사 노조와 단체교섭 나선다

입력 2021-10-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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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위 인정…대리 전화콜 업체와의 협의도 이어가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기사들로 구성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한 첫발을 뗐다. 대리운전 노조를 인정하고 이들과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노조는 7일 ‘성실교섭 선언식’을 열고 교섭에 돌입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재 하에 단체교섭에 나선 것이다.

협약문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기사 노조를 노동조합법상 노조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 측이 앞다퉈 제기했던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도 정리한다. 협약문에 따르면 노조는 지방ㆍ중앙 노동위원회 등에 제소한 부당노동행위 건을, 카카오모빌리티는 노동위 판정에 대해 불복하고자 제기한 행정소송을 이른 시일 안에 상호 동시 이행으로 취하하기로 했다.

대리운전노조는 대리운전 기사 1500명가량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해 7월 법정노조로 인정받았다. 이어 8월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에 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대리운전 중개 플랫폼’으로 회사가 노조법상 사용자가 아니므로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맞서 왔다. 이에 노조가 지방ㆍ중앙 노동위원회에 연이어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 등을 내며 맞서자, 카카오는 노동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며 갈등을 빚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프로서비스’ 제도에 대해 폐지 등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내용도 담겼다. 프로서비스는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한 유료 서비스로, 월 2만2000원 수준의 이용료를 내면 콜 단독 배정권, 제휴콜 등을 제공한다. 그간 대리기사들은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고 반발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기사 측과 교섭에 나서면서 카카오의 상생안도 점차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지난 상생안 발표 이후 구체적으로 하나씩 실천해가는 과정의 일환이자 범수 의장이 언급한 새로운 성장 방식 고민의 결과”라며 “전국대리운전 노조와 대화를 통해 대리운전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리기사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자인 대리운전 전화콜 기업과의 대화가 남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발 빠르게 기사 노조 쪽을 안고 가자는 것 같다”며 “영세한 기존 대리운전 호출 사업자도 많아 이들과의 협상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대리운전 전화호출 기업이 모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지난 5월 말께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에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전화콜 1위 업체인 ‘1577 대리운전’에 이어 영세 기업까지 연이어 인수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시장 침탈’이란 것이다.

대리운전총연합회는 이어 ‘대기업 총량제’ 등 상생 협력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생안에는 카카오 점유율을 15%로, 티맵모빌리티 점유율을 10%로 각각 제한하고 현금성 프로모션 중단, 추가 인수합병 금지 등의 요구사항을 내건 바 있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이미 이 상생안을 수용하겠단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운전 전화콜 업체들과는 동반위를 통해 계속 의견을 나누며 논의하고 있다”며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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