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비트코인 화폐 공인 한 달, 엘살바도르 상황은?

입력 2021-10-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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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인 디지털 지갑인 '치보'(Chivo)를 통해 비트코인 결제를 진행하고 있는 엘살바도르 현지 주유소 직원 (뉴시스)
▲정부 공인 디지털 지갑인 '치보'(Chivo)를 통해 비트코인 결제를 진행하고 있는 엘살바도르 현지 주유소 직원 (뉴시스)

엘살바도르가 지난달 7일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비트코인을 실제 돈처럼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엘살바도르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시스템 오류로 금전적 피해 발생... 정부는 "높은 이용 열기 탓"

7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비트코인 공인 한 달을 맞은 엘살바도르의 근황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에서는 매일 200만 달러가량의 송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단 송금 수단으로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결제나 자금 운용의 수단으로 가져간 경우는 극히 드물며,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 금전적 피해를 준 사례도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한 현지 건설업자는 디지털 지갑 치보(Chivo)에서 현금을 찾으려다 220달러가 증발하는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그는 관련 부처에 해당 사항을 문의했지만, 아무런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외에도 비트코인 위법적인 화폐 거래가 있었다거나 신상 도용을 당했다는 등의 신고 접수가 적지 않았지만, 나입 부클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들이 겪은 피해를 두고 “비트코인 이용에 대한 높은 수요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엘살바도르 정부와 치보 운영사 측은 이외에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입 부클레 (뉴시스)
▲엘살바도르 대통령 나입 부클레 (뉴시스)

엘살바도르 대통령 부클레, “인구 1/3이 비트코인 사용 중” 자축

부클레는 약 300만 명이 치보를 다운로드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정부 목표였던 250만 명을 넘긴 수치이며, 엘살바도르 인구 약 650만 명 중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다. 300만 명 중 실질 사용자 수는 210만 명이라고 부클레는 말했다.

부클레는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이려는 국민이 늘어나 치보 ATM(현금자동인출기)에서 출금하는 금액보다 입금하는 금액이 더 많아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도입 초반부터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비트코인 사용이 활발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1일 엘살바도르 현지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인정에 반발하는 시위자들 (뉴시스)
▲1일 엘살바도르 현지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인정에 반발하는 시위자들 (뉴시스)

소비자 12%만 비트코인 이용, 비트코인 결제 가능 업체는 7%에 불과

그러나 다른 조사 내용은 부클레의 발표와는 사뭇 다르다. 엘살바도르 경제사회개발협회는 비트코인이 공용화폐로 인정된 이후 한 달 동안 일반 소비자 12%만이 비트코인을 통해 거래를 한 바 있다는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업종별 233개 기업을 대상으로도 설문을 시행한 결과 전체 기업의 93%가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협회는 밝혔다. 현지 한 기업인은 “정부가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소상공인에게는 매출 상승 기회 되기도

CNBC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국외에 거주 중인 엘살바도르인 250만 명이 비트코인으로 송금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외에서 엘살바도르로 송금되는 금액은 연간 GDP(국내총생산)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현재까지 미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총 30대의 ATM이 설치된 상대다. 부클레 대통령이 매일 약 200만 달러가 치보를 통해 송금되고 있다고 밝힌 것을 연 단위로 환산하면 7억 3000만 달러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 시 엘살바도르 평균 연간 송금액 60억 달러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해외 송금 수수료 이점이 있어 비트코인 송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해외 거주자가 있지만, 암호 화폐 가격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반면 비트코인 법정통화 화로 수혜자가 된 소상공인도 있다. 엘살바도르에서 닭 요리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치보 가입 시 무료 지급된 30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자신의 가게에서 쓸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해당 사업장은 높은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해당 가게는 현재까지도 전체 손님 중 20%가 가상화폐를 통해 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차트 (코인마켓캡 캡처)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차트 (코인마켓캡 캡처)

10월 급등한 비트코인, 엘살바도르 정부는 웃고 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채택한 지 아직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은 탓에 혼란이 여전한 모습이다. 그러나 적어도 엘살바도르 정부는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9월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700개를 매입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법정통화 인정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9월 한때 비트코인 1개당 당 4만600달러(4848만 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초부터 반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1개당 5만3800달러(6425만 원) 선까지 올랐다. 9월 7일과 10월 7일 종가로만 비교하면 개당 6000달러(716만 원) 넘게 수익을 남긴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강세인 것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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