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세력 전체의 선거" 원팀 호소

입력 2021-10-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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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과반에 불안한 출발

대장동 대응 전략 수정 불가피
첫 일정은 '압보'…현충원 방문
"지사직 사퇴 심사숙고할 것"
윤석열 "여당 이재명 게이트 인정"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선 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이룬 이재명 경기지사에겐 대권의 꿈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졸이며 ‘턱걸이 과반’을 넘긴 이 지사로선 지역 경선 내내 일방적인 ‘대세론’을 지켜 가다 3차 슈퍼위크에서 삐끗한 모양새다. 성남 시장 재임 시절과 관련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복마전으로 비화하면서 ‘불안한 후보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지사가 11일 대선의 캐스팅 보트인 중원 공략에 대한 의지도 고려해 충청권을 찾아 대전 현충원과 질병관리청을 각각 방문했다. 애초 기대와 달리 압도적인 과반 득표는 불발됐지만, “국가의 제1 임무는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안보”라는 첫 일성으로 국가안보를 강조하며 여당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이 지사는 당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내가 1번 공격수 역할을 맡게 됐다. 우리는 하나의 팀원이고, 팀 자체가 승리할 수 있도록 각자가 정해진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는 당의 일원”이라며 “개인의 선거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민주개혁세력 전체의 선거”라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국회 최고위에서 이 지사를 만나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도지사직 조기 사퇴를 공식 건의했다. 이 지사는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10일 누적 최종 득표율 50.29%(71만9905표)로 과반 득표하며 1위를 차지, 내년 3월 9일 시행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다만 3차 국민선거인단의 투표 결과, 이낙연 전 대표가 62%가량의 몰표를 받아 막판 이변을 일으켰다. 이로써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격차는 경선 내내 약 20%포인트였으나, 최종 격차는 약 1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경선 승리 컨벤션 효과를 볼 시점에 빛바랜 성적표를 받아든 이재명 캠프에선 당혹감이 감지된다.

캠프 총괄 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지역 경선 결과와도, 최근 발표된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하고도 많이 다르다”며 “이 부분을 우리가 뭐라고 딱 단정짓기는 어렵고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장동 여파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단언해서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며 “여러 지표하고 달리 튀어서 좀 더 들여다보기는 봐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처럼 대세론에 타격을 입은 채 출발하는 까닭에 앞으로 야권으로부터 쏟아질 비판에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이 지사는 자신을 겨냥한 대장동 의혹을 도리어 ‘국민의힘 게이트’라 명명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과 보수언론을 향해 ‘마귀’ 등이라고 비난해 왔다. 또한, 대장동 개발을 두고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사업’이라며 ‘칭찬받아야 할 성과’라고 프레임 공세를 펴 왔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대거 참여하는 3차 슈퍼위크에서 대장동 심판론으로 이 지사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야권 대선 경선 후보들도 일제히 저격에 나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지지층도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한다”며 “쏟아지는 증거와 정황,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범죄의 몸통으로 이재명 후보를 지목하고 있는데도 ‘국힘 게이트’로 덮어씌우기를 하고 있으니, 아무리 민주당 지지자라 할지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또한 “민주당 자체에서도 이제는 대장동 비리의 주범(이재명)은 대선에 내보낼 수 없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지사가 계속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하는데, 그 자체가 스스로가 결코 떳떳하지 못하다는 걸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한 달만 먼저 대장동 비리가 터졌거나, 민주당 결선 투표가 한 달만 뒤에 있었다면 민주당 후보는 이 지사가 아니라 다른 후보였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안한 출발을 깔고 대장동 리스크에 대한 피로감이 본선까지 이어지면 중도 확장성이 어렵다는 인식이다. 특히, 20대와 여성층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경선 이후 당내 원팀 구성도 시급한 현안이다. 이른바 ‘명낙대전’을 벌인 양측이 경선 후 ‘원팀’ 구성을 위해서도 대장동 의혹에 대한 소명이 선결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선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에 후유증이 길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 지지자 일부는 경선 불복과 후보교체론 등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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