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업자 늘었지만 고용 質 개선 안되고 있다

입력 2021-10-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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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3일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9월 취업자수가 2768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7만1000명 늘었다. 지난 3월(31만4000명)부터 7개월 연속 증가세로, 9월 증가폭은 2014년 3월(72만6000명) 이후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부 완화로 대면 서비스업 타격이 줄었고, 작년 9월 취업자가 39만2000명 감소한 기저효과가 많이 작용했다.

지표로는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연령별로 60세 이상(32만3000명)이 가장 많이 늘고, 20대(20만2000명), 50대(12만4000명), 40대(1만8000명)도 증가했다. 그러나 30대(-1만2000명)는 19개월째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8만 명), 운수·창고업(16만3000명), 교육서비스업(9만8000명) 등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이 집중됐던 숙박·음식점업이 그동안의 감소에서 3만9000명 증가로 전환했다. 하지만 도소매업(-12만2000명)과 제조업(-3만7000명)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가 고용 증가를 주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60세 이상이 늘어난 취업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세금 쏟아부어 만든 단기 알바성 일자리가 많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증가한 취업자도 전체의 40% 이상이다. 이 또한 공공의 세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숙박·음식점업이 증가로 반전했지만, 자영업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9월에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4만8000명 줄어 2018년 12월 이래 3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만2000명 늘었다. 쓰던 직원을 내보내고, 홀로 또는 가족의 영업이나 무인판매로 바꾼 영향이다. 자영업의 심각한 위기를 반영한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와 함께 실업자수가 7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4000명 줄고, 실업률도 2.7%로 2013년 9월(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임을 들어 고용이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낙관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99.8% 수준까지 회복돼 경기와 고용, 민생이 모두 견조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질 좋은 제조업 일자리는 쪼그라들고, 경제활동의 허리인 30대 고용이 줄곧 뒷걸음치고 있다. 40대 고용 증가도 미미하다. 자영업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세금 쏟아붓는 공공사업 일자리로 버티고 있지만, 민간 경제활력이 떨어져 고용의 질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핵심 과제는 기업의 투자와 신사업 진출을 자극해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더 만드는 것이다.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는 첩경이다.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의 혁파가 해법인데, 이 정부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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