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원희룡, 정쟁 대신 정책이었지만…'윤석열·이재명'만 남은 맞수토론

입력 2021-10-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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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핵무장·복지 등 정책 얘기 위주
정쟁 대신 정책 다루며 날카로운 질문도
후반 갈수록 윤석열·이재명 등장하며 정쟁
劉·原 이어 尹·洪 맞수토론 곧바로 진행

▲원희룡(왼쪽),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원희룡(왼쪽),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본경선에 오른 유승민 후보와 원희룡 후보의 첫 맞수토론은 정쟁 대신 정책이 주를 이뤘다. 두 후보는 안보와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이야기를 주로 나누며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다만 뒤로 갈수록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언급하는 등 약간의 정쟁이 더해지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유 후보와 원 후보는 15일 오후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1차 맞수토론에 참여했다. 두 후보는 서로 20분씩 일대일 자유토론을 진행하며 정책 관련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공격에 나선 것은 원 후보였다. 원 후보는 유 후보를 '경제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무장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전술핵 배치를 NATO식으로 핵공유를 하게 되면 우리는 그와 관련된 것은 거부권은 사실상 생길 수 있겠지만, 우리가 미국 소유의 핵무기에 대해서 우리가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 후보는 "합의를 하는 순간 이미 발사는 결정되기 때문에 발사 버튼을 누가 누르느냐 무기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코드를 누가 누르느냐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전술핵 배치를 했을 때는 북한에 대한 비핵화 제재 명분 자체가 사라진다는 큰 문제가 있다는 것만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원 후보가 경제 관련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자 유 후보는 "주도권 토론이 아니다"라며 "핵 위협이 오늘 밤에 이미 있는 거다. 그런데 비핵화 추진에 이게 걸림돌이 된다는 게 왜 그런 거냐"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핵공유를 하게 되면 한반도 내에 핵이 배치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핵공유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원 후보가 너무 부정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경제 관련 질문이었다. 원 후보는 "지난번 대선 출마하셨을 때 최저임금 1만 원을 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과 똑같은 공약을 하셨다"고 물었다. 이에 유 후보는 "이건 잘못됐다고 제가 인정했다"며 되레 원 후보를 향해 "우리 상이군경에 대해 굉장히 모독적인 발언을 하셨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후보는 곧바로 "잘못했다. 사과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곧바로 반박에 나서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언급했다. 그는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제가 보기엔 대한민국 경제는 망할 것 같다"며 "원 후보도 공약을 보니깐 100조 원의 국가 펀드를 만들고 100만 원을 또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해 쓰고 그런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냐"고 물었다.

원 후보는 "추가 세수를 가장 잘 쓸 것"이라며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이재명, 문재인하고 똑같은 이야기"라며 "국가부채를 늘릴 건 아닌가. 대통령이 되시면"이라고 물었다. 이에 원 후보는 "국가부채도 급할 때 쓸 수 있다"며 "성장으로 마련한다고 그랬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가 이 지사를 언급하면서 두 사람이 합을 이루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이 지사가 경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서 루스벨트식 좌파정책으로 정부 주도의 경제 부흥 정책을 펴겠다는 걸 보면서 정말 경악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도 이에 호응하며 "완전 엉터리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원 후보는 "그렇기 때문에 투자 중심 성장으로 가야 하는데 투자라는 게 신자유주의처럼 기업만 강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좋은 이야기"라고 호응했다.

두 사람의 맞수토론 후반부는 윤 후보와 이 지사가 계속해서 등장했다. 캠프 내부 전략으로 유 후보는 윤 후보 공격, 원 후보는 이 지사 공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전날 나온 서울행정법원의 윤 후보 관련 판결을 언급하며 "윤 후보의 후보 자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원 후보가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자 유 후보는 "원 후보나 저나 입만 열면 진짜 깨끗하게 정치했다고 자부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재차 물었다.

원 후보는 "증거와 팩트에 의해서 공정한 법 적용에 의해서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있다면 법 앞에 평등하고 누구도 예외가 없다"며 "정의는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제 말은 원희룡 후보나 저나 우리 윤석열 후보는 2년 동안 내내 탈탈 털어도 나온 게 없는데 원희룡 후보나 저는 일주일만 털면 나오는 사람이냐 이걸 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의 대구 군 공항 관련 질문 때는 '제2의 대장동 이재명판'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군 공항을 옮긴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서 그 돈으로 공항 이전비용 대라, 제2의 대장동 이재명판이 또 나오도록 국가가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 발언으로도 이 지사를 언급했다. 유 후보는 "이 지사를 반드시 꺾고 우리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 열망에 보답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며 "이 지사를 이길 사람은 유승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 역시 "재명을 꺾고 정권교체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두 후보에 이어 윤 후보와 홍 후보가 곧바로 맞수토론에 나섰다. 앞서 홍 후보는 윤 후보와 일대일 토론을 통해 철저한 검증에 나서겠다고 한 만큼 윤 후보와 홍 후보의 대결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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