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그룹들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이 이어지며, 담보로 늘어난 대출금액은 2조 원 이상이 늘었다.
이 중 담보대출 금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그룹이었다. 담보비중이 가능 높은 그룹은 두산그룹으로 그룹 지분을 보유한 친족일가 19명 전체가 담보대출 중이었고, 담보비중은 보유 주식의 87% 이상이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1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60개 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779명이었다.
이 중 29개 그룹은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 중이었고 29개 그룹의 주식을 보유한 친족 455명 중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친족일가는 128명이었다. 이들은 전체 보유주식의 6.4%를 담보로 제공하고 4조8225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2조5000억 원에서 무려 92%(약 2조3000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삼성그룹, 현대중공업, 한국타이어 등의 상속과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이유는 경영자금 또는 승계자금 마련, 상속세 등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 등에 따른 것이다.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가 피해를 보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대출금액이 많은 그룹별로 보면 삼성 오너일가는 계열사 보유지분 중 약 7%를 담보로 제공하고 1조7171억 원으로 가장 많은 대출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대출을 받은 오너일가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다.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1조 원을 대출받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3300억 원을 대출받았고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물산, 삼성SDS 보유주식을 담보로 3717억 원을 대출받았다.
대부분이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대출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부연납을 위한 공탁 외에는 주식담보 대출은 없었다.
다음으로는 SK그룹 오너일가 8명이 보유하고 있는 SK와 SK디스커버리 주식 중 40.1%를 담보로 6068억 원을 대출받고 있었다. 최태원 SK회장이 3565억 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900억 원, 최재원 SK수석부회장이 600억 원을 담보대출 중이다. 또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도 약 400억 원의 담보대출이 있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보유지분의 45.1%를 담보로 제공하고 각각 3215억 원과 500억 원을 대출받았다.
GS그룹은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친족일가 53명 중 32명이 보유지분의 18.6%를 담보로 2668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GS그룹 오너일가 중 가장 많은 대출을 받은 사람은 허경수 코스모그룹 장으로 보유주식의 78%를 담보로 353억 원 대출 중이었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보유지분의 67%를 담보로 315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LG그룹은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친족일가 25명 중 4명이 보유지분의 17%를 담보로 2361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LG 보유지분의 58%를 담보로 1291억 원을 담보대출 중이었고, 구광모 회장은 보유지분의 3.5%를 담보로 580억 원을 담보대출 중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년인 구연경씨가 보유지분의 14%를 담보로 450억 원 대출 중이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친족일가 6명 중 4명이 보유지분의 42%를 담보로 1575억 원을 대출 중이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지분의 55.4%를 담보로 1220억 원을 대출 중이고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135억 원을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가 190억 원을 김승연 회장의 아내인 서영민 씨가 30억 원을 담보대출 중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담보가 전혀 없었다.
한편, 상위 10대 그룹 중 오너일가의 보유지분에 대한 담보대출이 없는 그룹은 현대자동차 그룹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