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 예산으로 '기본시리즈' 홍보?' 의혹 제기

입력 2021-10-1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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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경기도 예산 및 인력, 대선 캠페인 활용해 지사 찬스"
행안위 국감서장에서도 '기본소득' 여러차례 언급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자신의 ‘기본’ 시리즈 공약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도 예산과 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그동안 경기도지사 위치를 이용해 도 자원을 대선 캠페인에 활용하는 ‘지사 찬스’를 누려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자료(경기도 내부공문)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6월 국회 근처 호텔에서 주최한 ‘기본금융’ 토론회가 이 후보의 대선 공약 홍보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토론회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는 도 경제실장 전결로 처리했다.

공문을 살펴보면,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 19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이재명 캠프 핵심 참모들이었다. 참석자와 발제자 소개 등은 도 공무원들이 맡았다. 당시 코로나19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된 이 후보는 이용철 경기도 행정1부지사에게 “금융소외계층의 최후의 보루는 대부업체가 아닌 국가여야 한다”는 환영사를 대신 읽게 했다.

경기도가 한 참석자 질의에 회신했다며 공문에 첨부한 이메일을 보면 “기본대출은 국민 누구나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기본’ 시리즈의 하나”라며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는 1200만 원에 달하는 예산이 쓰였다. 호텔 대관료에 360만원,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포토월 설치에 95만 원, 포스터와 플래카드 제작에 150만 원, 자료집 발간 등에 300만 원의 예산이 각각 들었다.

또 이 후보와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을 지낸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발제자 2명에게 각 50만 원, 토론자 3명에게 각 35만 원을 수당으로 지급했다. 전부 경기도 예산이다.

경기도 여러 부서가 토론회 2주 전부터 행사장 안팎을 꼼꼼히 챙긴 기록도 공문에 첨부된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됐다. 도 공무원들은 여의도에 포스터와 현수막을 게시하는 일부터 중앙부처 등에 행사를 홍보하는 일까지 도맡았다. 당일에는 이 후보 동선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참석자나 토론 내용 등으로 미루어 대선 캠프 행사에 가까웠으나, 행사 준비와 현장 진행, 뒷정리 등에는 경기도 자원이 과도하게 투입됐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 1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본주택’ 토론회도 유사한 상황이었다.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전결로 처리된 이 행사의 결과보고서를 보면, 역시 캠프 핵심 참모 위주의 민주당 의원 20명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후보도 직접 참석해 “국가의 매우 중요한 역할은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기본주택 보급을 국가 차원의 의제로 내세웠다.

경기도는 결과보고서에서 ‘기본주택을 위한 법령 개정 및 제도 개선, 국회 입법 협의 지속 추진’을 과제로 꼽으며 대선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했다. 또한 경기도는 지난 5월 ‘비주거용 부동산 공평과세 실현’ 토론회를 역시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형식으로 열었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도지사로서 보유하는 행정 네트워크와 방대한 경기도 예산・홍보 조직 등 지사 프리미엄을 극대화해 자신의 대선 행보에 활용한 셈”이라며, “몰염치한 지사 찬스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의 홍보대행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통해 "누구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해 가야한다"며 "경기도는 2019년부터 청년기본소득을 전면 시행,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세 차례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회복을 이끌었다"며 우회적으로 기본시리즈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와 결합한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정책대안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기본소득과 기본금융, 기본주택을 통해 헌법에 명시된 주권자의 권리인 경제적 기본권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기본 시리즈를 국감에서도 홍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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