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달러화예금·기업외화예금 역대최고, 특정기업예치+수출대금

입력 2021-10-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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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상승에…개인외화예금 넉달째 감소 2년5개월만 최장
일본 투자로 인한 인출, 엔화예금 넉달째 축소 ‘역대최장’
유로화예금 1년만 40억달러 하회, 원화약세+결제대금
테이퍼링 등 불확실성에 기업 결제지연+안전수요로 증가세 유지될 듯

▲미국 달러화. AP뉴시스
▲미국 달러화. AP뉴시스

거주자외화예금이 두달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특정기업 예치와 수출대금 등으로 달러화예금과 기업 외화예금 및 달러화예금은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달러값 상승(원화값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개인들은 넉달째 차익실현에 나섰다.

일본진출 기업들의 투자가 계속되면서 엔화예금은 넉달째 축소됐다. 유로화예금도 1년만에 40억달러를 밑돌았다. 원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결제대금 수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외화예금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보다 16억달러 증가한 942억달러를 기록했다. 8월 4억7000만달러 증가 이래 두달연속 확대된 것이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21억달러 늘어난 757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4월 기록한 747억9000만달러였다. 반면, 개인은 5억달러 축소된 184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 9월(179억2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또, 넉달째 줄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기록한 4개월 연속 감소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길게 감소했다.

거주자외화예금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4%에 달했다. 이 또한 2019년 2월(80.4%) 이후 2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통화별로 보면 미달러화예금은 17억7000만달러 증가한 821억5000만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5월 기록한 819억5000만달러였다. 이중 기업은 22억3000만달러 증가한 654억2000만달러로 역시 작년 5월(638억달러)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달러화 현금이 많기로 유명한 특정 대기업이 증권사 금전신탁에 예치했던 자금 중 일부가 만기도래하면서 은행에 잠깐 예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일부기업에서 수출대금이 유입됐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에 개인은 4억6000만달러 감소한 167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작년 10월(166억5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160억달러대로 축소된 것이다. 5월엔 181억5000만달러까지 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실제 9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월말보다 24.5원(2.1%) 급등한 118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1187.8원) 이후 최고치며, 1월 32.5원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박혜진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달러화예금의 경우 개인은 감소한 반면,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환율 기대가 미치는 영향이 큰 가운데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기업은 특정기업 은행예치와 일부기업 수출대금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0월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다. 개인은 계속 팔 것으로 보이나, 기업은 글로벌 안전자산 수요 심리에다, 결제를 미루는 영향까지 겹쳐 (달러화예금을) 늘려나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위안화예금은 8000만달러 증가한 16억2000만달러를,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예금은 1000만달러 확대된 17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반면, 엔화예금은 1억5000만달러 줄어든 47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8월(47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또 6월 4000만달러 감소 이래 넉달연속 축소세를 이어가면서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가장 길게 줄었다.

유로화예금도 1억1000만달러 감소한 38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이 또한 지난해 9월(38억6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40억달러대를 밑돈 것이다.

엔화의 경우 일본에 진출한 기업들이 자회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 것이, 유로화의 경우 유로화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매도한데다, 기업들의 결제대금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25억4000만달러 증가한 838억4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작년 12월 기록한 832억2000만달러였다. 반면, 외은지점은 9억4000만달러 감소한 103억6000만달러로 2월(103억4000만달러) 이래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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