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자산 격차...미국 부자 10%, 전체 주식 89% 싹쓸이

입력 2021-10-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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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1% 부자 총자산, 미국 전체 자산의 32% 차지
“美증시, 팬데믹 시기 부의 원천이자 불평등 동력”
1년 반 동안 1% 부자들이 불린 자산 6.5조 달러
하위 90% 자산 증가분의 5배 이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일(현지시간) 거래 담당 직원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일(현지시간) 거래 담당 직원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계층 간 자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상위 부자 10%가 전체 주식의 89%를 독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發)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한 만큼 자산 격차도 더 커졌다. 주식시장이 코로나19 동안 부의 불평등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CN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상위 10% 부자들이 소유한 주식 비율이 89%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하위 90% 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12%에서 11%로 소폭 떨어졌다.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최상위 1% 부자들은 미국 전체 자산의 32%를 차지해 역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주식을 통해 자산의 70%를 불렸다. CNBC는 “역사적으로 가장 빠른 부의 증식 사례 중 하나”라며 “증시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부를 창출하는 주요 원천이자 불평등을 키운 주요 동력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시중에 공급했다.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3조 달러(약 3545조 원) 이상을 풀었고 미 정부 역시 재정정책을 통해 5조 달러를 쏟아냈다. 막대한 유동성은 증시로 흘러들면서 최고 강세장의 불쏘시개가 됐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식 보유 차이만큼 자산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 1년 반 동안 상위 1% 부자들이 주식과 뮤추얼 펀드로 불린 자산은 6조5000억 달러로, 같은 기간 하위 90% 미국인의 자산 증가분(1조2000억 달러)과 비교해 5배 이상이었다.

코로나19 이후 개미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부의 집중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끈 온라인 무료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에는 지난 2년간 1000만 개 이상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현재 계좌 수만 2200만 개에 달하는데 대부분 주식 투자가 처음인 젊은 사람들이다.

브루킹스 세금 정책 센터의 스티븐 로젠탈 선임 연구원은 “신규 개미들의 수가 대폭 늘었지만, 증시 전체 그림에서 보면 여전히 작은 집단”이라면서 “이들은 평균 투자 규모가 45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주가가 오를 때, 많게는 수백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큰손’ 투자자들이 거둬들이는 수익과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젊은 개미들은 상승장에 올라탔기 때문에 수년 전부터 주식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던 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끼고 투자한 ‘개미’들은 단기간에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자주 주식을 사고팔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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