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새 증권가가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코스피 상장사 168곳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9일 기준 58조75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 추정치 58조8296억 원보다 0.1%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란 영업활동 과정에서 벌어들인 돈을 의미한다. 매출액 추정치는 508조1835억 원으로 1개월 전 추정치 507조6483억 원보다 0.1% 증가했다.
증권가의 영업이익과 매출액 전망은 한 달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일회성 손익까지 반영해 실제로 벌어들인 수익 즉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크게 내려 잡았다. 상장사의 3분기 연결 순이익 추정치는 29조6503억 원으로 한 달 전 44조8943억 원 대비 34%나 낮았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개선된 수준이다. 매출액(지난해 437조2785억 원) 16.2% 늘어났고 영업이익(지난해 39조1464억 원) 50.1%, 당기순익(지난해 28조4268억 원)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이 본격화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실적 개선 흐름은 뚜렷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대치는 낮아지고 있다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까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실적 전망치도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매출은 74조 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5조8000억 원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은 16조 원대까지 올라간 시장 전망치에 다소 미달했다. LG전자도 제너럴모터스(GM) 리콜 충당금 여파로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 하향 종목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822억 원, 순이익 전망치는 1조4007억 원으로 각각 한 달 전(1조7990억 원·1조5956억 원)보다 6.5%, 12.2% 하향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영업이익 -3.9%·순이익 -34.7%)과 호텔신라(영업이익 -4.5%·순이익 -14.3%) 등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졌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증가율 예상치는 1분기와 2분기에 비해 높지 않다"며 "실제로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업종은 항공, 상사, 철강, 해운, 비철금속 정도로 매우 극소수이며, 대형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이익 성장률 사이클이 성숙기로 진입함에 따라 수급 역시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흐르는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적인 쏠림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