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요 속의 외침 '탄소중립'

입력 2021-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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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0년이 되면 국내 탄소배출량은 말 그대로 ‘0’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 산업을 일으켰던 석탄화력발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우리 사회는 친환경 구조로 변신한다.

기후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누구나 공감한다. 이미 우리나라만 해도 ‘4계절이 없어졌다’, ‘아열대 기후가 됐다’라는 말들이 나온다. 이미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과 북한에서도 사과가 재배되고, 먼 이야기지만 제주의 주요 산물인 귤이 70년 뒤에는 강원도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기도 한다.

결국 더는 탄소중립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40%로 높이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해 발표했다. 이를 두고 산업계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에 과도한 부담이라고 비판하고, 반대로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논란은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서 얼마든지 이야기하고 논의할 수 있다.

정작 문제는 탄소중립을 받아들이는 대다수의 국민이다. 누구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는 인식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이 뭔지는 모른다. 최근 시민단체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후위기가 피해를 줄 것이라는 응답은 90%가 넘었지만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뭔지 모른다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결국 정부의 기후위기 관련 정책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많다. 지금까지 사회를 지탱했던 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성공 가능한 것이 탄소중립 시나리오다.

지금까지 공들여 만든 정책이 ‘고요 속의 외침’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는 산업계, 시민단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과 함께 어쩌면 탄소중립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국민과의 소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탄소중립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산업계도 환경단체도 아니다. 이를 실천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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