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탐구 주제로 시작된다. 쾌락주의 철학에서는 삶의 주요 목표가 행복과 즐거움의 추구라고 본다. 한편, 자기실현적 철학의 입장에서는 행복을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즉 자신의 삶이 행복하거나 만족스러운지를 묻는 것은 쾌락주의적 입장이고, 왜 행복한지 행복의 확장된 원인과 의미까지를 묻는다면 그것은 자기실현적 입장이 되는 것이다. 아무튼, 이 두 가지 입장이 교차하면서 행복에 대한 큰 정의가 내려질 수 있겠는데, 중요한 것은 행복에 대한 세부적인 정의는 사람들 개인마다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사람 개개인의 특성은 그가 행복에 대하여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그래서 상담가는 내담자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기본적으로 물어본다. 그래야 내담자의 미충족된 욕구를 파악하고 그가 바라는 행복을 추구할 방법을 모색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과거보다는, 현재 지금의 시점에서 내담자가 삶의 목적과 지향점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비게이션처럼 맞춰진 인생의 목적지는 그 사람이 꿈꾸는 행복일 테니까, 그 목적지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원에서 청춘을 보낸 중년 남자가 사회에 나와서 비로소 말하는 행복은 ‘자유’였다. 최근 만난 초발 정신증을 앓고 있는 청년은 취업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한다. 그 청년에게 행복은 ‘일’이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상당히 주관적인 행복, 그렇다면 나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살아가는 것일까.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