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성공 데뷔한 비트코인 ETF, 우리는 안하나? 못하나?

입력 2021-10-21 14:42 수정 2021-10-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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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돼 성공적으로 첫 거래 마쳤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적 벽에 가로막힌 상태다.

19일(현지시간) 자산관리업체 프로셰어스의 비트코인 선물 ETF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전략 ETF’(BITO)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85%(1.94달러) 상승한 41.94달러(약 4만9231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 40.88달러로 출발해 장중 42.1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BITO는 미국 시장에서 상장된 첫 가상자산 ETF로 상장일 총 거래대금은 한화로 1조 원 규모에 달한다. 역대 ETF 중 첫날 거래대금 1위를 달성했다. 다만, 현물ETF가 아닌 선물ETF이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 문제와 실제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초 파월 연준의장이 가상자산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이후 가상자산 가격 급등세다.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기관투자자의 유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ETF도 승인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추후 메이저 알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포트폴리오의 상장 가능성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투자 가능 유가증권인지에 대한 법적 정의를 내려주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업계도 관련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A씨는 “몇 군데 자산운용사에서 비트코인 관련 ETF를 심사에 올리려고 시도했다가 실패를 했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은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B씨도 “저희는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금융위나 거래소에서 지침 관련해서 지침이 나와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자산운용사 측에서는 금융위원회에서 제도적 허가가 나지 않아 비트코인 ETF를 만들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우회적으로 미국, 캐나다 등에 상장된 비트코인 관련 선물을 편입해 펀드 등을 출시하는 방법 시도했으나 승인 나지 않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C씨는 “비트코인 ETF 출시 문제는 상장 여부를 검토하기 전에 국내 법률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할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관계자도 “국내 비트코인 ETF 도입은 아직 특별히 검토한 사항이 아니다”며 “현재 국회에서 가상자산 법 논의를 하고 있어서 관련 법안이 어떻게 마련되는지를 지켜보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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