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해외 진출이 우리 농업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우리 농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과 농업을 위해서는 스마트농업과 스마트팜을 도입해야 합니다. 40대 중장년층 유입 정책과 농업을 노년까지 계속할 수 있는 평생 기술을 개발하고, 스마트팜을 신흥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정책도 마련해야 합니다."(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
"청년 창업농은 농지와 생산기반 부족으로 초창기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책이나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맹목적인 성공 신화를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실질적 육성 저액과 세밀한 피드백을 원합니다."(류인석 농협중앙회 창업농지원센터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한국 농식품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농식품 수출액은 61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
연도별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2017년 50억3960만 달러, 2018년 51억60만 달러, 2019년 51억8230만 달러, 지난해 55억1580만 달러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에는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건강식품과 간편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전 세계에 'K-푸드'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서명한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입을 선언한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CPTPP) 등 메가 FTA 시대가 되면 농식품 수출도 더 큰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이투데이가 주최하고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후원해 열린 'K-농업의 첨단화와 수출 대응 방안' 포럼에서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FTA 체결 이후 수출입은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FTA 체결 상대국에 대한 수출입 비중은 전체 수출의 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농식품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수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수출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의 오프라인 해외진출 사업과 다양한 온라인 수출 지원 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농업 구조 개편과 여건 조성도 시급한 상황이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은 우리 농산업의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이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 농산업의 현재 메가 트렌드를 사람(People)과 소득(Profit), 작물(Plant)의 3P로 진단했다. 농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경지면적 감소와 인당 경지면적의 증가를 비롯해 낮은 소득은 위험요소인 반면 농작물 소비패턴 변화와 시설원예작물 수출 증가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스마트팜을 도입한 지능적인 농업화, 농업기술개발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농업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스마트팜에서는 연중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빛과 온습도 등 작물의 생육환경을 적절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물간 통신(M2M) 기술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수월하게 농장을 관리할 수 있다.
일반 농장과 비교해 농축산물 생산성 증대, 품질 향상,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스마트팜 도입 의향 조사에서는 시설채소 분야 68.1%, 축산 60%, 노지채소 56.9%가 도입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국내 스마트팜 기술의 세계 진출도 새로운 기회로 포착되고 있다. 스마트팜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유럽과 성장기에 있는 북미, 아시아를 비롯해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로 구분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유럽이나 성장기인 북미 보다는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이들 지역은 턴키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지금은 무엇보다 스마트팜 운영 주체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40대와 중장년층이 스마트팜을 발판으로 유입되면 노년까지 계속할 수 있는 평생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며 "시장을 확대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영농정착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류인석 농협중앙회 창업농지원센터장은 "청년농업인 육성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농업인은 대부분 부모 기반 승계농이 많고, 농지 등 생산기반을 필요로 하는 창업농일 경우 초창기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우려했다.
농협의 창업농지원센터는 2018년부터 청년농부사관학교를 운영중이다. 지난해까지 268명의 청년농업을 육성했고, 올해는 143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올해 교육생들의 경쟁률은 2.7대1, 2.4대1을 기록할 정도로 청년들의 관심이 높다.
류 센터장은 청년농업인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지원이 이뤄질 경우 이른바 MZ세대인 이들이앞으로 지속가능한 농촌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청년농업인을 현장에서 만나보면 상대적으로 기성농업인보다 정책이나 자금지원에 의존하지 않으려 하고, 맹목적으로 성공신화를 추구하지도 않는다"며 "자신들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고,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농업인들이 원하는 것은 세밀한 피드백"이라며 "획일적인 지원사업 보다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현장 밀착형 실질적 육성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