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발명가 에디슨의 말처럼 누리호는 이제 첫발을 떼었다.
이번 시험발사 실패에도 누리호는 앞으로 5차례 더 발사될 예정이다. 당장 내년 5월에 2차 시험 발사가 계획됐다. 이후 12년간의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은 마무리되고 후속 사업이 시작된다. 누리호의 신뢰도 확보 사업이 진행돼 2027년까지 추가로 4차례 더 발사가 예정돼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내년부터 6874억 원의 예산으로 누리호 신뢰도 확보 사업을 시작한다. 2022년, 2024년, 2026년, 2027년에 누리호 4기를 더 만들고 쏘아 올린다. 기존 발사에서 얻지 못했던 데이터를 추가로 얻고 성능 및 안전성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때는 위성 모형이 아닌 실제 임무를 수행할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차세대 소형위성을 각각 싣고 발사된다.
누리호는 300여 개의 민간 기업과 함께 성장했다. 후속 사업은 누리호에 보탬이 된 민간 기업의 기술을 완성하고 고도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추가로 향후 10여 년 동안 기업들의 참여는 계속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에도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인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릴 발판이 된다.
정부는 누리호로 2030년에는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정부의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누리호는 2023년 무게 830㎏의 한국 최초의 달 착륙선 발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총 6번의 누리호 발사에서 성과를 보인다면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 이은 세계 4번째 자력 달 착륙에 도전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걸림돌도 존재한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해 아직 사업 착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38만㎞ 떨어진 달로 가기에는 고도화를 통해 누리호의 성능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1.5톤 중량의 탑재체를 700㎞ 높이의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현재 누리호의 성능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 항우연은 2030년까지 탑재체의 최대 중량을 2.8톤 정도로, 엔진 1기의 추진력을 82톤으로 늘리고, 3단에 다단연소사이클엔진과 다중 탑재·분리 등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고도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한 번의 발사는 ‘성공이나 실패냐’로 말하기 어렵다”며 “그야말로 이제 드디어 한국이 발사체라고 부끄럽지 않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순수 기술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리호 프로젝트를 하며 쌓은 기술들이 민간에 전파할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