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4명과 잠자리" 80대 스페인 前 국왕, 성욕억제제 투여 폭로

입력 2021-10-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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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7일 마드리드 의회 공식 개막 후 자신의 차를 기다리는 카를로스(76, 오른쪽) 국왕과 펠리페 왕세자. (AP(마드리드)/뉴시스)
▲2011년 12월 27일 마드리드 의회 공식 개막 후 자신의 차를 기다리는 카를로스(76, 오른쪽) 국왕과 펠리페 왕세자. (AP(마드리드)/뉴시스)

스페인 민주헌정을 수호했지만, 부패혐의와 사생활 논란으로 고국을 떠난 후안 카를로스 1세(83) 전 국왕의 새로운 폭로가 나왔다. 스페인 정보기관이 카를로스 전 국왕에게 성욕억제제를 투여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

22일(현지시간) 영국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 마누엘 비야레호(70) 전 경찰청장은 최근 열린 청문회에서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국왕이 스페인 비밀요원으로부터 테스토스테론 차단제를 맞았다"며 "그의 성욕이 국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성욕을 낮추기 위해 여성 호르몬이 포함된 약물을 주사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1세의 전 의료 담당자도 보고서를 통해 "국왕에게서 테스토스테론 억제제의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실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과거 연인을 통해 파악하게 됐다고도 했다.

청문회에 있던 의원들은 비야레호 청장의 폭로를 쉽게 믿지 않았다. 한 의원은 "최근 본 ‘제임스 본드’ 영화 줄거리와 비슷한 이야기"라며 비꼬기도 했다.

2016년 출판된 '후안 카를로스: 5000명의 연인의 왕'이란 제목의 책에서도 카를로스 전 국왕을 '섹스 중독자'로 표현했다. 그는 1962년 아내 소피아 여왕과 결혼한 후에도 수백 건의 외도를 했고 1976~1994년 사이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수는 무려 2154명에 이른다.

한편, 1975년부터 약 39년간 국왕으로 재임한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확립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 전후로 신뢰가 바닥을 쳤고, 2012년 내연 사실까지 드러나며 비난을 받았다.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2014년 6월 아들인 펠리페 6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퇴위했다. 지난해 6월에는 금융 비리 관련 조사가 본격화하자 "왕실에 폐가 되지 않겠다"며 고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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