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대출규제 예고에 수도권 중·저가 단지 갭투자 더 꺾인다

입력 2021-10-24 17: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평택·화성시 갭투자 비율, 규제 이후 '10%→4%' 곤두박질
내일 가계대출 추가보완책 발표…부동산 시장 한파 예고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 칼날을 벼리자 수도권 아파트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 시장이 움츠러들었다. 갭투자는 집값 상승세와 전세수요가 뒷받침돼야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금리 인상과 시중은행의 ‘대출 잠그기’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매매가격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여기에 전세대출규제 여파로 가을 이사 철에도 오히려 전세물건이 쌓이면서 갭투자 발길이 뚝 끊겼다. 26일 정부 추가 대출규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서울과 경기 외곽지역 시장은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평택·화성시 갭투자 비율, 대출규제 이후 ‘10%→4%’

2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경기지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평택시의 이달 갭투자 비율은 4%로 집계됐다.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 평균치 12.6%보다 8%포인트(p) 이상 줄었다.

경기지역에서 두 번째로 갭투자가 많이 이뤄진 화성시 역시 이달 갭투자 비중은 4%에 불과했다. 5~6월 화성시 갭투자 비율은 10%를 넘었지만, 이달 들어 반 토막 났다. 서울도 갭투자가 급감했다. 노원구의 지난달 갭투자 비율은 6%로 가장 갭투자가 활발했던 5~7월(1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강서구 역시 이달 갭투자 비중은 4%에 불과해 7월(16%)보다 12%p 줄었다.

이렇듯 서울과 경기지역 외곽 아파트 갭투자는 정부 대출규제 시행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해당 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 때문에 최근 주택 매매 수요가 대거 몰린 곳이다. 하지만 대출규제가 시행되자 가장 먼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전세대출이 막히자 전세수요자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면서 전세물건이 급증했다. 갭투자는 세입자를 구하는 것을 전제로 한 만큼 전세물건 증가는 치명적이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741건으로, 한 달 전(2만832건)보다 33%(6909건) 늘었다. 이 기간 서울 역시 2만2214건에서 2만8215건으로 27%(6001건) 증가했다.

대출규제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자 갭투자도 뜸해졌다. 일반적으로 갭투자는 집값이 계속 올라야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횡보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0%로 지난주(0.32%)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아파트 매수심리도 얼어붙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18일) 수도권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기준선(100) 이하인 91.5를 기록했다. 서울 역시 지난주 86.1을 기록해 지난 4일 이후 3주 연속 기준선 이하에 머물렀다. 이 지수는 100보다 작으면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을 뜻한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C공인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산본역 역세권 아파트 갭투자 문의가 빗발쳤지만, 지금은 갭투자는 둘째 치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다”며 “대출규제에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워 그런지 몰라도 직전 실거래가보다 호가를 3000만 원씩 낮춰 불러도 안 팔린다”고 말했다.

추가 대출 규제에 부동산 시장 한파 예고…갭투자도 감소 전망

정부가 추가 대출규제를 예고한 만큼 당분간 수도권 내 중저가 단지 갭투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6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조기 시행과 2금융권 대출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DSR 규제는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한도가 더 줄어드는 만큼 주택담보대출은 더 줄어든다. 전세자금대출은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대출규제가 시행된다고 당장 집값이 떨어지진 않겠지만 부동산 시장에 추가 집값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순 있으므로 갭투자 역시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비트코인, 10만 달러 못 넘어선 채 급락…투심 위축 [Bit코인]
  • 삼성 사장단 인사… 전영현 부회장 메모리사업부장 겸임ㆍ파운드리사업부장에 한진만
  • 서울 폭설로 도로 통제…북악산로ㆍ감청동길ㆍ인왕산길ㆍ감사원길
  • 단독 삼성화재, 반려동물 서비스 재시동 건다
  • 美ㆍ中 빅테크 거센 자본공세…설 자리 잃어가는 韓기업[韓 ICT, 진짜 위기다上]
  • 재산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남보다 못한 가족들 [서초동 MSG]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11:5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536,000
    • -1.53%
    • 이더리움
    • 4,690,000
    • -2.01%
    • 비트코인 캐시
    • 689,000
    • -1.43%
    • 리플
    • 1,923
    • -4.66%
    • 솔라나
    • 325,500
    • -2.13%
    • 에이다
    • 1,325
    • -2.72%
    • 이오스
    • 1,103
    • -4.5%
    • 트론
    • 274
    • -1.08%
    • 스텔라루멘
    • 605
    • -14.1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250
    • -2.64%
    • 체인링크
    • 24,300
    • -1.62%
    • 샌드박스
    • 826
    • -1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