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빌라값…월 상승률 1%대로 치솟아

입력 2021-10-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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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2% 급등…10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서울 은평구 일대 연립·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 일대 연립·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각종 규제 조치가 맞물리면서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 월간 상승률이 1%대로 치솟았다.

24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6.21%로 작년 동기(3.51%) 대비 1.8배 올랐다. 지난해 상승률은 8.18%로 2007년(8.8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월간 오름폭이 1∼2%대까지 치솟았던 서울 빌라 매매가는 올해 들어 상승 폭이 1%대 이하로 작아졌고 지난 6월에는 0.22%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7월 0.63%, 8월 0.73%에 이어 지난달 1.42%로 다시 급등했다. 지난달에 전달 대비 2배 가까이 오름폭이 커지며 올해 첫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올해 서울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상승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값뿐 아니라 전셋값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자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빌라로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KB 통계로 한강 이북에 있는 강북권 14개 구의 빌라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3억97만 원으로 처음으로 3억 원을 돌파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는 지난 7월 처음으로 3.3㎡당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중위 매매가는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 강화에 따라 일선 금융기관의 대출 조이기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가 매수에 쉬운 측면도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빌라가 아파트보다 매매가 많은 현상이 올해 들어 10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등록된 서울의 빌라 거래는 이날 현재까지 총 1410건으로 아파트(643건)의 2.2배에 달한다. 주택 거래 신고일이 계약 후 30일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거래량은 소폭 늘어날 수 있어도 현재 수치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가 빌라보다 월평균 2∼3배 많은 것이 통상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10개월 연속 매매량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가격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아파트 매매는 크게 줄었지만, 빌라는 상대적으로 예년의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아파트 매매 건수를 앞지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이 속속 확정되면서 서울 빌라의 매매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고, 가격도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최근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제한 규제를 푸는 것 등을 마지막으로 5월 발표한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의 후속 조치를 마무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용적률 상향과 층고 완화로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며 서울 빌라에 투자 수요도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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