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재용, 이건희 1주기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 만들겠다"

입력 2021-10-25 14:55 수정 2021-10-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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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 선영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
고(故) 이 회장의 철학과 업적을 기려 삼성인력개발원에 흉상 설치
'승어부(勝於父)' 속도 내는 이재용 부회장

▲2011년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2011년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인 25일 "이건희 회장님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라며 "고인께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삼성인력개발원에 열린 고(故)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서 이 부회장은 "오늘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과 꿈을 향한 열정을 기리며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갑시다"라고 했다.

이날 추모 메시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에 임직원들을 향해 낸 첫 메시지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수원 선영에서 열렸다. 추도식은 대규모 행사 대신 간소하고 소탈하게 갖자는 고(故) 이 회장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어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설치된 이건희 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삼성은 생전에 '인재 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써 온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

▲2005년 구미사업장을 방문한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2005년 구미사업장을 방문한 이건희 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능력위주 인사 정착, 글로벌 인재 양성, 여성 중시 등 인사혁신을 추진해 정착시켰다.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통해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했다. 삼성은 신경영 때부터 연공 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또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여성 중시 경영에 나선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년 5개월 만이다.

고인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오른 뒤 탁월한 경영 능력과 안목으로 반도체와 모바일 등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업'의 토대를 닦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삼성그룹은 이날 별도의 공식 추모 행사는 열지 않았지만, 20여 삼성 계열사 인트라넷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1만3000여명이 방문했으며, 댓글은 2000여 개가 등록됐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저희들이 더욱더 크게 키워 가겠습니다", "위대한 전략가이자 리더인 회장님의 DNA를 지속 계승하겠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사내 게시판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님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1주기 추모 영상과 신경영 특강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추도식은 간소하게 치렀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후 첫 메시지로 △새로운 삼성 △이웃과 사회의 미래를 강조하면서 '힘찬 출발'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 부회장은 올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회장님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며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신사업 발굴도 당연한 책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발언을 이건희 회장의 철학을 계승, 발전시켜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승어부(勝於父)' 선언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미래준비 및 사회적 역할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삼성은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을 선언하고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R&D 등에 향후 3년간 국내 180조 원 포함, 총 240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향후 3년간 직간접 고용 7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28일,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유가족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입을 막고 슬픔을 표하기도 했다.  (유창욱 기자 woogi@)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28일,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유가족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입을 막고 슬픔을 표하기도 했다. (유창욱 기자 woogi@)

또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 재개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청년희망 ON' 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 3년간 약 3만 개의 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사회적 기대에 맞는 △준법문화 정착 △노사문화 개선 △지속가능한 경영시스템 구축 등 전향적 변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준법문화가 삼성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진정성 있게 강조해 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뒤,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에 노조가 설립되고 임금협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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