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의 ‘자존심’...중국, 최악 전력난에도 “호주산 석탄 안 써”

입력 2021-10-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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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석탄 수입 중 호주산 38%
작년 말, 코로나 조사 요구 보복 조치로 수입 금지
"금지 완화 움직임 아직 없어"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석탄 발전소가 보인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석탄 발전소가 보인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지만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를 풀 조짐은 없다고 C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력난 여파로 8월 중순 이후 정전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항구에 발이 묶여 있던 호주산 석탄의 통관이 허용됐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중국이 작년 말 내린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다. 호주커먼웰스은행의 비벡 다르 광업·에너지 상품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완화 전망에 대해 “올겨울 중국이 그런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드매켄지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로리 시밍턴도 “중국 당국이 기업들에게 호주 석탄 수입을 허용하는 조짐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작년 말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조사를 지지하자 보복에 나선 것이다.

중국이 전력의 70% 가까이를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 석탄의 절반가량이 호주산이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불가피한 조치였다. 2019년 중국의 총 석탄 수입에서 호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했다.

석탄 수입은 급감한 반면 경제활동 재개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석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를 감당하지 못한 화력발전소들이 가동을 중단, 중국은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내몰렸다. 8월 중순 최소 20개 성에서 정전이 속출했고 일부 공장들은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당국 관계자는 올겨울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국영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에너지원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완화 움직임은 없는 셈이다.

시밍턴 애널리스트는 “정치 상황이 개선된 게 없다”면서 “이 문제는 경제 이슈가 아니라 정치 이슈”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 대신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인도산 석탄 수입을 늘릴 가능성이 있지만 인도도 전력난에 허덕이는 중이라 쉽지는 않다. 몽골과 러시아로부터 수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경우, 유럽 수입업체들의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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