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윤활유 국내 소비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까지 윤활유가 정유업계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26일 이투데이가 1997년 이후 올해까지 3분기 기준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제품별 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국내 윤활유 소비는 211만6000배럴로 역대 3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 소비량은 2009년 3분기에 기록했던 134만6900배럴로 12년 만에 종전 기록을 깬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소비량인 119만1000배럴과 비교해도 77% 상승했다.
윤활유 소비량의 증가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서 비롯했다. 전기차용 윤활유와 친환경 윤활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윤활유의 소비량 자체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차량 부품의 마모를 방지해 부품의 효율적인 작동과 수명 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전기차 배터리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해 배터리 작동 효율을 향상시켜 준다. 최근 2년간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연평균 33% 증가했으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따라 올해에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의 판매량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흐름에 발맞춰 정유사는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를 속속 내놓으며 개발과 마케팅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에쓰오일은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S-OIL SEVEN EV'를 출시하고 연내에 하이브리드차량 엔진 전용 윤활유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윤활유 개발을 위한 별도의 마곡 기술개발센터(TS&D Center)를 두고 하이브리드차량(HEV), 전기자동차(BEV)의 변속기와 감속기에 최적화된 윤활유 4종을 개발했다.
앞서 6월에는 GS칼텍스가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를 론칭했다. GS칼텍스는 전기차용 트랜스미션 윤활유를 이미 개발했으며 전기차용 냉각계 윤활유는 개발 중인 상황이다.
이에 3분기에도 윤활유가 미진한 정유 부문 실적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4783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88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289억 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2002억 원, 윤활기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2598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했던 윤활기유 스프레드 영향으로 수익성의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글로벌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100%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올해 말까지는 윤활유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윤활유 마진이 정유 부문의 비정상적인 가동률 하락으로 발생한 것인 만큼 내년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