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선대위원장 아닌 고관여 없는 상임고문 그쳐
후보교체ㆍ비대위 가능성도 상존…이재명 신변이상ㆍ대선 패배 대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경선에서 경쟁했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처럼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1시간 40분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을 마친 후 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의원은 “정 전 총리는 선대위에서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고 이 후보 직속으로 미래경제위원회를 두고 정 전 총리와 함께 했던 (30여명의) 여러 의원들과 전문가가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경제위를 통해 정세균계 인사들이 선대위에 참여하긴 하지만 정 전 총리 본인은 이 전 대표와 같이 선대위원장이 아닌 상임고문을 맡았다. 이 후보는 상임고문과 관련해 선대위원장보다 예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직접 관여는 하지 않는다는 고문이라는 직책 성격을 고려하면 사실상 거리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 당 대선후보이니 이 전 대표가 만나긴 했지만 지지자들의 거부반응이 여전한 상황이라 선대위에 완전히 함께하긴 어렵다”고 했고,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도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정 전 총리도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서 선대위에 적극 나서긴 힘들다”고 말했다.
두 인사가 거리를 두는 데에는 지지자들의 반감 외에도 ‘플랜B’ 가능성도 있다. 후보교체론과 비상대책위 전환론이 그것이다.
먼저 후보교체론은 이 후보를 둘러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특혜 의혹이 여전히 들끓고 있는 만큼 기소나 구속을 당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아직 대선이 5개월이나 남은 시점이라 대장동 의혹 등으로 이 후보의 신변을 장담할 순 없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면 후보교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했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이 경우 집권한 지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뺏기는 것이라 당내 충격이 상당하기에 이를 봉합하려면 당내 입지가 넓은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른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본인뿐 아니라 지지자들이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만큼 대선 패배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선대위에 고관여를 하기보단 오히려 대선 패배 후 비대위 전환을 염두에 두고 거기서 기회를 찾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