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2세 지배' 올품에 일감 몰아준 하림에 49억 과징금

입력 2021-10-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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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품에 70억 부당지원…김홍국 회장 장남 그룹 경영권 강화 목적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총수 2세 소유회사인 올품에 일감을 몰아줘 총수 2세의 그룹 경영권 강화 및 사익편취를 도운 하림 그룹 계열사들이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올품과 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등 하림 계열사 9곳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48억88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그룹 동일인(총수)인 김홍국 회장은 2012년 1월 장남 김준영 씨에게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증여했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김준영 씨에 대한 100% 지분 증여로 올품이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 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올품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 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림그룹 계열사들은 동일인과 그룹본부의 개입 하에 올품 최대주주가 된 김준영 씨의 그룹 경영권 유지ㆍ강화 및 이익 제공을 위해 부당 지원했다.

우선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인 팜스코 등 5개 계열 양돈농장들은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해 2012년 1월~2017년 2월 올품의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줬다.

거래 과정에서 중개자를 끼워넣어 중간 마진을 수취하도록 하는 일명 '통행세' 부당지원 행위도 이뤄졌다. 선진, 제일사료 등 계열 사료회사 3곳은 2012년 2월~2017년 2월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 과정에서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을 끼워 넣어 구매대금의 약 3%를 중간마진을 취하도록 했다.

2011년 1월 하림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NS쇼핑 주식 3.1%를 보유한 구(舊) 올품을 지배한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구 올품 주식 100%를 당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에 저가 매각한 사실도 드러났다. 구 올품의 NS쇼핑 주식 3.1% 보유가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위반에 해당됐는데 지주체제 밖에 있었던 한국썸벧판매가 구 올품 주식 전량을 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행위제한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 올품이 지원받은 금액이 총 7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육 국장은 "이들 행위는 하림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올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지원 행위"라며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총수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의 사업장 지위를 강화하는 시장 집중을 발생시키는 우려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한 계열사들이 올품 제품만 거래하면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저해됐다고 지적했다.

제재 수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선 대체로 대규모기업진단을 중심으로 조사·적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행위가 중견기업 집단 시기에 발생한 점을 많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2016년 4∼9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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